'타겟을 명확히' 키덜트를 노리는 게임물품 전성시대

동아닷컴

입력 2019-01-23 11:58 수정 2019-01-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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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Kid+Adult) 상품 바람이 거세다. 키덜트는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들과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이들을 뜻하는 말로, 이런 키덜트들이 장난감, 피규어 등 자신의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면서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규어와 애니메이션 굿즈 등이 대표적인 키덜트 물품으로 손꼽히지만, 최근에는 복고 바람과 함께 레트로 게임 및 다양한 게임전용 물품까지 키덜트 상품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또 이들의 영향력이 세짐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키덜트 전용 샵을 열고 각 매니아 취향을 정조준한 기획형 상품들을 내보내는 등 키덜트들의 시선 돌리기에 한창이다.



<키덜트 시장 규모 1조원 추산..다양한 키덜트 샵 등장>

지난 2014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를 5천여억 원 정도로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롯데쇼핑에서는 지난 2018년에 키덜트 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게임 분야까지 더해지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이들 키덜트들의 소비 행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앞다투어 '키덜트 샵'을 오픈하거나 오픈을 준비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장난감 전문매장 '토이저러스'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돈을 쓰는 성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 키덜트 전문 매장인 '오덕숍'을 열 계획이다.

토이저러스 로고 / 출처= 토이저러스 홈페이지 캡처

게임과 피규어, 드론, 악기, 스마트모빌리티 등 5개 분야의 상품을 다루는 이 오덕숍 중에 게임은 특히 레트로 게임을 테마로 한 복고풍 카페와 오락실로 꾸며져 눈길을 끈다. 닌텐도 등 해외 유명 업체들의 특별 숍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ES24 홍대던전 부스 모습 / 출처=게임동아

인터넷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자회사인 '와이앤케이' 미디어가 운영하는 '홍대던전'도 키덜트 매장으로 꾸며진 후 독점 제안매장 형태로 게임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초부터 '소녀전선'의 IP를 활용해 이슈를 만들었던 홍대던전은 지난해 말 SNK와의 독점 매장을 통해 다양한 게임 굿즈를 만들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게임 테마의 홍대 '꿀템 카페' / 출처=게임동아

여기에 대원미디어도 캐릭터 굿즈 전문샵인 '애니메이트'의 홍대점을 오는 4월에 오픈해 키덜트 사업에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의 '꿀템 카페' 등 전국 곳곳에 게임 관련 카페가 등장하는 등 키덜트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경근 롯데마트 토이저러스MD는 "유통업계에 키덜트 바람이 거세지만 키덜트 테마라고 해서 무조건 잘 판매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 매니아들의 성향을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니즈를 반영해야만 하기 때문에 훨씬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게임형 키덜트 제품들 화제에 올라>

키덜트 문화 중 하나로 게임형 키덜트 제품들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80년대~90년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게임기들을 비롯해 바탑(책상 위의) 게임기, 스틱형 게임기, 각종 게임형 피규어 등의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중이다.

쌍문동 우주오락실(좌)과 블레이드&소울 피규어(우)/ 출처=쇼핑몰 캡처

지난해 이마트와 토이저러스 등에서 판매되었던 '쌍문동 우주오락실'은 돌풍을 일으키며 수백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크기가 작아 부피를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추억의 게임을 즐기는 느낌을 주는 컨셉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지난해 출시된 '좀비고등학교' 피규어는 어린이날 행사기간 동안 2만 개가 넘게 팔렸고, '블레이드&소울' 피규어와 '서머너즈워' 피규어도 수십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믹스 미니의 모습 / 출처=게임동아
재믹스 미니 발표회장의 모습 / 출처=게임동아

지난해에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미니'를 내놓고 SNK에서 '네오지오미니'를 내놓은 가운데, 올해 롯데마트에서 특별 기획상품으로 1분기 중에 출시할 예정인 '재믹스 미니'도 과거에 게임기를 즐겼던 키덜트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디 게임기 개발팀 '네오팀'을 통해 제작되고 토이저러스를 통해 유통될 예정인 '재믹스 미니'는 500대 수량으로 한정 제작되며 빨간색, 검은색, 흰색 3종류로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2인용 조이스틱 게임기 문라이트 / 출처=문라이트
문라이트 스틱부의 모습 / 출처=문라이트

여기에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즐기는 스틱형 게임기인 '문 라이트'도 레트로 게임을 즐기려는 키덜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키덜트용 게임 물품이다.

PC나 다양한 기판을 연결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조이스틱 2개를 연결시킨 형태로 키덜트들의 어린시절 오락실에 대한 감성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수공방의 수공예 바탑 게임기들 / 출처=게임동아
독수공방의 수공예 바탑 게임기들 / 출처=게임동아

마지막으로 책상 위에 올려놓아 게임을 즐기는 바탑 게임기도 키덜트들 사이에 입소문을 낳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 위치한 '독수공방'에서는 키덜트들의 취향을 정조준한 바탑 게임기를 지난 1월19일에 개최된 레트로 장터에서 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가격대가 옵션에 따라 30~7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저렴하진 않지만 선뜻 지갑을 여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는 학생 시절을 지나 상대적으로 지갑이 두툼해진 30~50대 성인 남성들이 자기 만족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같다"라며, "유통업계에서 맞춤형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진단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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