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미자 고려사이버대 교수 / 행복 이야기

동아일보

입력 2019-01-24 08:00 수정 2019-0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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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자 고려사이버대 경영학과 교수

마케팅은 소비자 심리를 이해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마케팅 대학원 과정에서는 학생들에게 많은 심리학 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다. 심리학의 기반은 마케터 및 마케팅학자에게는 좋은 밑바탕이 될 수 있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의 저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현재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가 가르치는 ‘긍정 심리학’ 강좌는 하버드대학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강의로 수백 명이 수강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행복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점점 더 행복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심리학, 철학, 인지신경과학, 행동경제학 등 각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면서 미래를 상상하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을 보여준다.

나와 다니엘 길버트의 인연은 ‘정서적 예측 오류(Affective Forecasting Error)’라는 주제들의 논문들을 접하면서부터이다. 정서적 예측 오류는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에서뿐 아니라 제품 구매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오류이다. 우리는 현재를 출발점으로 미래를 상상한다.

‘승진을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등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예측한다. 그러나 승진을 해도, 더 넓은 집을 가져도 우리가 예측했던 것만큼 행복하지는 않다. 또 반대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에는 많이 불행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상상했던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다.

Gilbert(2005)는 정서적 예측 오류가 일어나는 기제를 어떤 사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의 강도나 기간을 과대 추정하는 ‘과잉 영향력 편향(impact bias)’으로 설명하고 있다. 과잉 영향력 편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해당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포컬리즘: focalism)과 해당 사건의 결과에 대한 이해(sense making), 그리고 면역시스템의 망각(ignoring of psychological immune system)이라고 설명한다.

포컬리즘(focalism)은 해당 사건의 미래의 결과는 과대추정하고, 해당 사건 외의 다른 사건들이 미칠 영향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에 해당한다. 센스 메이킹(sense making)은 사람들은 예측 하지 않았던 긍정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굉장히 기쁠 것이라 예측하나 실제로는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해 기제가 작동하여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그러면서 감정적 반응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어떤 설명이 기쁨의 감정을 더 제고시키기도 하지만 기쁨의 원인을 이해해 버리면 기쁨은 감소한다. 면역시스템의 망각은 사람들에게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심리적 면역체계가 있어서 스스로를 치유하게 되며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가거나 그 영향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사람들은 심리적 면역시스템의 작동을 사전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부정적 결과가 오래갈 것이라는 영속성 편향(durability bias)을 범한다고 말한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을 미래에서만 찾으려고 해서 그것이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것을 모른다고 말한다. 다니엘은 우리에게 미래에 어떤 것을 달성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오류에서 빠져 나와서 현재에 행복을 느끼도록 조언하고 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느낄 수 있는 마음, 현재에 감사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임미자 고려사이버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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