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말 잘하는 비법? 먼저 잘 들어주세요

동아일보

입력 2019-01-23 03:00:00 수정 2019-01-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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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소통을 위한 제언
요청받지 않은 조언-평가 삼가고 의견 덧붙일땐 먼저 칭찬해야
상대 말을 반복하거나 요약해… 경청하고 있다는 것 보여줄 필요


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방영된 방송인 이영자의 강연이 화제가 됐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며 말을 잘할 수 있는 비법을 묻는 군인에게 이영자는 “말을 잘하는 비법은 잘 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이영자의 대답은 뇌과학 관점에서도 맞는 말이다. 말을 잘 들어 주면 말하는 상대방의 마음속, 더 정확히 ‘뇌’에 나에 대한 좋은 감정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준다는 것은 상대방 뇌의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을 잘 다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뇌에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을까?


먼저 상대방에게 요청받지 않은 조언이나 평가는 자제하는 게 좋다. 갑작스러운 외부 자극은 우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위협 요소로 받아들여 편도체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활성화된 편도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과 교감신경계의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는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킨다. 과도하게 분비된 코르티솔은 기억력을 손상시켜 정보 공유를 어렵게 한다. 또 아드레날린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이나 평가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칭찬하고 인정(yes)해 주면서 자신의 조언을 추가(and)하는 ‘Yes, and’ 화법을 활용해 보자.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편도체를 안정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에서 직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에 의견을 덧붙일 때 사용하는 원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뿐 아니라 내가 잘 듣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 바로 ‘백트래킹(backtracking)’이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서 상대방이 한 마지막 말의 문구를 반복하거나 말을 요약하거나 주요 키워드를 다시 되뇌는 것을 말한다. 백트래킹은 내가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커뮤니케이션에도 ‘황금률(golden rule)’에서 더 나아간 ‘백금률(platinum rule)’의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황금률이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방을 먼저 대접하라는 원칙이라면, 백금률은 나와 상대방이 대접받고 싶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대방이 대접받고 싶어 하는 대로 그를 대접하는 것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백금률은 조언이나 평가를 하지 않고 상대방의 언어로 잘 들어 주는 것에서 출발한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입이 아니라 귀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혜의 고전 ‘탈무드’에서 말하는, 사람한테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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