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남북경협, 여건 녹록치 않아…中·조선족 경쟁력 앞서”

뉴시스

입력 2019-01-16 10:21 수정 2019-01-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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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남북 화해무드가 진행되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경제협력에 대해 중국과 조선족이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16일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북한경제 실상과 경협여건 컨퍼런스’에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평양,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오면서 남북간 경협이 예상보다 녹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우리에게는 남북간 동일 민족, 동일 언어 등 문화적 동질성 같은 분명한 강점이 있다”면서도 “중국, 특히 동북 3성에 있는 조선족 기업가들도 북한과의 경협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중국이 사업경험 풍부하고 북한식 말투까지 같은 조선족 기업가, 사회주의 체제적 동질성, 막대한 자금력 등 우리보다 앞선 경쟁요소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경제와 남북경협 여건을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북한 실정을 생생하게 들려줄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3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등 남북경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발제는 이춘복 중국 남개대 교수, 안국산 중국 연변대 조선반도연구원 경제연구소장이, 토론패널은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신혜성 통일부 남북경협과장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제협력 과정에서 중국과 조선족 기업가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복 남개대 교수는 ‘북한의 정책노선 전환과 북중경협 전망’ 발표를 통해 “북한주민이 김정은 위원장에 거는 기대는 경제강국, 부국의 실현”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나온 ‘새로운 길’은 자력경제 기반구축과 한중러, 다자협력을 통한 부분적 제재완화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의 경제개방은 북·중 접경지역 중심으로 중국의 특구개발 방식을 모델로 삼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중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남·북·중 3자협력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국산 중국 연변대 조선반도연구원 경제연구소장은 ‘북한의 경제현황과 대외경협 여건’ 발표를 통해 “북한경제는 이미 생산물 전부를 국가에 납부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자율생산, 일정량만 국가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기업소가 자율처분이 가능한 도급제로 전환중”이라며 “도급제는 이미 도시에서 기업생산 도급제, 농촌에서 포전담당제 형태로 많이 보급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북한경협 여건에 있어 중국내 조선족 기업가들이 대북사업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조선족 기업가들은 대북제재가 완화될 경우 북한시장에 단독 진출하거나 중국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데 가교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진 토론패널에서 남북 경협제도 마련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최장호 대외경제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국제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제재가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외여건상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경협기반을 닦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남북한 간에는 주로 ‘상품’ 분야의 협정만 체결되어 있는데, 이를 ‘노동, 자본, 서비스’ 분야로 확대해가야 한다“며 ”남북경협의 기본이 되는 남북기본합의서, 4대 경협합의서를 개정해 남북한 상품교역 뿐만 아니라 노동, 자본, 서비스 교류까지 포괄할 수 있는 남북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체결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국산화 정책에 맞추어 대북투자 확대를 통해 북한내 생산능력을 확대시키는 경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과학기술 중시정책에 따라 남북간 기술협력, 인력교육 강화해 북한 산업전반의 기술수준, 설비경쟁력, 인적자원을 제고하고 우리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서로 윈윈하는 경협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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