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개편 공론화 막 올라…전문가 “옥상옥·전문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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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1-10 20:37:00 수정 2019-01-10 20: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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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2시간 동안 격론
2월 최종안…“입법 지연되면 최저임금 고시 연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9.1.7/뉴스1 © News1
정부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과 관련 공론화 작업이 시작됐다. 10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결정기준·체계에 대해 전문성, 중립성 확보 등을 지적하며 격론을 벌였다.

특히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되는 결정구조와 관련 ‘옥상옥’과 ‘전문성 확보’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추가된 기업의 지불능력은 지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고용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 측에는 최태호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이, 전문가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등 5명이 참석했다.


◇“기업 지불능력, 명확하지 않아…기준 단순화 필요”

우선 전문가들은 ‘기업의 지불능력’ 등 추가된 최저임금 결정기준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정부 개편안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는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상황’이 추가됐다.

근로자의 생활보장에서는 Δ근로자의 생계비 Δ소득분배율 Δ임금수준 Δ사회보장급여 현황 등이, 고용·경제상황에서는 Δ노동생산성 Δ고용수준 Δ기업 지불능력 Δ경제성장률 포함 경제상황 등이 반영된다.

전윤구 경기대 법학전공 교수는 “기업의 지불능력이 독립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며 “만약 고용효과와 대응한 독립적인 지표로 설정한다고 하면 오히려 적절한 임금인상을 반감시킬 여지가 있어 재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기업의 지불능력이 천차만별인데, 일률적인 어떤 추상적 기준으로 법에 넣을 수 있을까 의문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의 간소화, 신뢰와 예측 가능성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도개편의 큰 방향이 예측 가능성과 논란의 가능성을 줄여보자는 취지”라며 “고용·경제 상황은 노동생산성과 경제성장률,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소득분배율 등으로 영역과 범주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의 신뢰를 확보하는 부분에 대한 노력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계와 경영계 등 이해관계자 전부에게 제도개편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와 예측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 이원화 ‘옥상옥’, ‘전문성 확보’ 우려
© News1

결정체계 개편과 관련해선 ‘전문성’과 ‘옥상옥(屋上屋, 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다)’ 등이 쟁점이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된다.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는 최저임금 상·하한 범위를 제시하고, 노사공으로 구성된 결정위는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박귀천 교수는 “위원회를 이원화하면 옥상옥처럼 되서 구간설정위에서도 갈등을 빚고 결정위에서 또 갈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그래도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구간설정위가 1년 내내 열의를 갖고 다양한 기준과 실증적인 자료로 논의하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간설정위를 정부나 국회 단독으로 구성한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정치적 거래가 예상돼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사정 3자 위원회 방식으로 구성해 수정보완하면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권순원 교수는 “구간설정위가 구성되면 노사로부터의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그게 전제가 안되면 구간설정위 전문가도 노사의 대리인 역할에 머물고, 구간 설정 단계서부터 논란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공익위원들을 참여시켜서 위원회를 구성하되, 향후 문제점이 불거지면 정부가 책임지는 방식의 제도개편도 모색해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이런 식으로 최저임금을 책임지지 못하면 독립성 차원에서 아예 여야 모두 최저임금과 관련한 공약은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구간설정위 구성 방식과 관련해선 전문성과 중립성 확보가 관건이라 봤다. 개편안에 따르면 위원 선정방법 1안은 노사정 각 5명씩(총 15명) 추천 후 노사 순차배제(각 3명), 2안은 노사정 각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전윤구 교수는 “2안의 노사정이 각각 추천하는 방식으로 하면 지금이랑 달라지는 부분이 없고 전문성과 중립성도 보장하기 어렵다”며 “노사 순차배제 방식인 1안은 적어도 노사로부터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 배제되서 공정성, 중립성은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귀천 교수는 “순차배제 안이 중립성 등을 담보할 수 있겠지만, 평소 소신이 있고 오랫동안 연구해 뚜렷한 성향을 가진 전문가들이 배제되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호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정부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의도로 위원 구성에서 1, 2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구간설정위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추천) 정족수를 조금 더 강화해야 하는 부분은 다음 토론 때 논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이날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1월 중 노사 토론회, TV 토론회, 대국민 토론회 등을 거칠 예정이다. 대국민 의견수렴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등을 통해 실시하고 2월 초쯤 최종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2월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입법이 지연되면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 시점이 연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태호 과장은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2월 국회에서 입법을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입법이 지연되면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 시점이 8월 5일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이 4∼5월에 되면 11월5일 등으로 최종 고시 시점을 연기하는 것도 국회에서 결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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