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밖에 청년 일자리 해법 있다” 美, 독일식 도제 프로그램 속속 도입

뉴욕=박용특파원

입력 2019-01-03 03:00:00 수정 2019-01-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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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표적 일자리정책… 지난 31일 대학생도제 지원법 서명
학교교육-직업훈련 ‘갭 축소’ 박차… 대학들도 신입생 입학전 경험 쌓게
유럽식 ‘갭 이어’ 프로그램 늘려


청년 실업 문제 해법 때문에 고민하던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랜돌 우드핀 시장은 지난해 가을 독일 브레멘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찾았다. 우드핀 시장은 학교에서 정규 교육 과정을 배우고 기업 현장에서 실무 직업 훈련을 받는 10대 후반의 도제 학생들을 만났다.

독일에서 돌아온 그는 버밍햄시에 2개 이상의 학교 교육과 기업 현장의 직업 교육을 병행하는 독일식 도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도제들에게 급여를 주기 어려운 기업체에는 장학금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드핀 시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구직 활동에서 배제돼 있다”며 “도제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청년 실업 등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도제 프로그램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도제 프로그램 참가자는 2013년 37만5000명에서 2017년 53만3607명으로 42% 증가했다. 미국 내에는 2만2000개의 도제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다.


도제 프로그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 일자리 정책이다. 미국에서 급격한 기술 변화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데 반해 학교 교육과 직업 훈련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스킬 갭(Skill gap)’ 문제가 커졌기 때문이다. 숙련된 인력이 없어 비어 있는 일자리가 600만 개가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킬 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도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미국인 노동자를 위한 위원회(CAW)’를 설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기업과 협력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공 대학생 도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들을 국가과학재단(NSF)의 기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멘터링, 훈련, 도제 프로그램의 혁신법’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식 도제 프로그램’의 산파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대학들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의실 밖의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유럽식 ‘갭 이어(Gap year)’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갭 이어 프로그램은 신입생들이 입학 전 학교 밖에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1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듀크대는 신입생 10여 명을 선발해 5000∼1만5000달러를 지원하는 갭 이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터프츠대, 노스캐롤라이나대, 플로리다주립대, 프린스턴대 등이 갭 이어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WSJ는 전했다.

갭 이어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워 학교생활이나 졸업 후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게 미국 대학 관계자들의 얘기다. 콜로라도 칼리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갭 이어 참가자들은 학점이 더 높고 졸업도 빨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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