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산골마을, KT 만나 ‘5G 세상’으로… 관광객 발길 이어져

신동진 기자

입력 2018-12-28 03:00:00 수정 2018-12-2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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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기획 기업이 도시의 미래다]<5>평창 의야지 마을의 변신

강원 평창군 대관령 해발 750m의 정상에 자리한 의야지 마을(횡계2리). 연간 60만 명이 찾는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길목에 있지만 별다른 관광시설이 없어 사람들이 지나쳤던 작은 마을에 올해는 7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KT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장 인근에 설치한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끌어와 ‘세계 최초 5G 빌리지’를 조성한 덕분이었다. 5G 상용화 예정 시기보다 1년이나 앞서 경기장 안이 아닌 일반 마을에서 5G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200건이 넘는 국내외 언론 취재와 120회, 2000명이 넘는 견학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해 202명이던 마을 인구도 올림픽 이후 222명으로 10%나 늘었다.

올림픽 개최 도시의 경제가 대회를 마치면 급속히 추락하는 ‘올림픽 후유증’ 현상은 의야지마을에서는 예외였다. 올림픽 전까지 고랭지 채소와 황태, 시래기 등을 팔던 평범한 산촌은 올림픽 전후 쏠린 관심을 지렛대 삼아 각종 사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콘텐츠로 수익을 내는 관광촌으로 탈바꿈했다. 마을 중심에 있는 5G 체험형 찻집 ‘꽃밭양지카페’의 수익은 올림픽 이후 4배 이상 뛰었고, 관광객과 인지도가 늘면서 특산품 판매도 9배 이상 증가했다. KT가 연결해준 ‘더 큰 세상과의 네트워크’ 덕분이었다.


○ 5G가 산골마을에 불어넣은 자신감


6일 찾은 의야지마을 꽃밭양지카페는 새로 입고된 드레스 정리로 분주했다. 올해 5월 마을 수익사업으로 시작한 ‘셀프웨딩’ 프로그램은 저렴한 가격에 스튜디오 못지않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대박이 났다. 대관령 푸른 초원(여름)과 순백의 설원(겨울)을 배경으로 아는 사람만 몰래 찍고 갔던 웨딩촬영을 아예 관광 상품으로 내놓은 것. 주민들은 정보화교육장 일부를 드레스룸으로 개조해 아동용부터 ‘3XL’ 사이즈까지 드레스 수십 벌과 화관, 슈즈를 구비했다. 젊은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할머니들이 드레스 입고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리며 마을의 효자 상품이 됐다. 지금까지 드레스 대여로 거둔 수익만 700만 원이 넘는다.

주민들이 셀프웨딩 사업을 추진하게 된 건 5G 빌리지 경험이 준 자신감 덕분이었다. KT는 마을 특산물 판매장을 첨단 5G 카페(꽃밭양지카페)로 탈바꿈시켰다. 2층으로 지어진 카페는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 등을 접목해 작은 테마파크처럼 꾸몄다. 올림픽 기간 동안 5G 초고속 대용량 전송으로 아이스아레나, 크로스컨트리 경기 등을 보여줬고 폐막 후에는 360도 영상을 이용한 AR마켓 등 신기술을 뽐냈다.

KT는 5G 빌리지 선정부터 공을 들였다. 강원도 일대 15곳의 후보지를 물색했지만 주민들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해가며 자구적인 발전 의지를 드러낸 곳은 의야지 마을뿐이었다. 주민들은 5G나 올림픽이 반짝 특수로 끝날 것을 우려했고 올림픽 이후를 책임질 ‘킬러 콘텐츠’를 필요로 했다. KT는 5G 빌리지를 평창 올림픽 지속가능성 파트너 사업으로 내세웠고, 동시에 자사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인 기가스토리 7호 마을로 지정해 올림픽 폐막과 상관없이 후원을 계속했다.

KT는 주민들에게 의복 대여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설득하기 위해 또 다른 기가스토리 마을인 인천 강화군 교동도로 주민을 데려가 교복대여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KT 임직원들은 의야지마을을 찾아 드레스룸 정리와 노후 주택 외벽 페인트칠 등 단체 봉사활동을 펼쳤다. 외부와의 소통에 자신감이 붙은 주민들은 여름 휴가철 천막 장터를 열고 묵사발과 감자전 등 요깃거리를 팔아 50일 만에 4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계연 횡계2리(의야지마을) 이장은 “양지카페 성공을 통해 주민들 사이에 결속력과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성원을 보내준 KT와 직원들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마을의 협력에 평창군도 팔을 걷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무국장(주민) 인건비를 지원하고 카페 근처 산책로와 활력센터를 조성해 양지카페를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키울 방침이다.


○ KT, 낙후지역 맞춤 지원으로 활력 조성

KT는 의야지마을 외에도 임자도, 대성동마을(DMZ), 백령도, 청학동, 교동도, 모헤시칼리섬(방글라데시) 등 총 7곳에서 기가스토리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인프라가 열악한 도서 산간 지역에 ICT 솔루션을 적용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솔루션은 지역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험준한 산골에 위치한 청학동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을 곳곳에 근거리 무선통신장치를 설치해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고 외부 교육이 가능한 온라인 서당을 만들었다. 이북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1960, 70년대 풍경을 간직한 교동도는 통일과 향수를 콘셉트로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자전거 여행, 교복체험 등을 제공해 대표적인 ‘마을 재생’ 사례가 됐다. 전남 신안군 1004개 섬 중 하나인 임자도와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비무장지대(DMZ) 대성동 마을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외국인 화상수업을 연결해주는 드림스쿨과 정보기술(IT) 체험교육장 등을 마련했다.

평창=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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