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행장, 작심발언 왜?…신한금융 CEO 인사 잡음 ‘시끌’

뉴시스

입력 2018-12-27 05:43 수정 2018-12-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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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연일 작심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계열사 노조들도 인사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라응찬 라인’을 정리하고 ‘조용병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신한 사태 이후 가라앉았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행장교체 결정에 대놓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26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행장 교체)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전격교체된 이유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사교체에 대해선 ‘퇴출’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11곳 사장단 인사에서 위 행장을 포함한 7명 CEO를 신규로 선임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다.

위 행장은 자신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교체됐다고 보고 있다. 위 행장은 재임하는 동안 역대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서울시금고를 따내는 등 긍정적 성과를 냈다. ‘남산 3억원’ 리스크가 걸림돌이었지만 위 행장은 은행장 취임 당시 이미 법적 검토를 끝낸 문제라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조용병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던 위 행장을 물갈이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2010년 ‘신한사태’로 일컬어지는 내부 알력다툼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촉발된 사건으로 회장 후계구도를 둘러싼 내분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시 위 행장은 홍보 담당 부사장을 맡으며 ‘라응찬의 최측근’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사태가 신한금융 전체를 흔들만큼 심각해지자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이 모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별 다른 계파가 없어 혼란을 수습시킬 수 있으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7년 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에게는 앞으로의 경영과 연임 계획에 있어 아직 강력하게 남아있는 라응찬 라인이 부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위 행장으로 대표되는 이 라인은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대표 등 내부 사장단에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이 셋을 포함한 라응찬 라인을 정리하며 ‘조용병 체제’ 구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내년 12월 예정된 차기 회장 라이벌을 미리 줄일 수 있을 뿐더러 신 전 사장 등과의 과거 앙금도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대적인 인적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노조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등 진통은 끊이질 않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는 26일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인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내정자에 대해 “구조조정 전문가 정문국의 대표이사 선임을 결사 반대한다”며 “내정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노조 등에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위 행장이 내년 12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조 회장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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