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잘 어울리는 벤츠… 빨리빨리 문화에도 적응했죠”

김현수 기자

입력 2018-12-26 03:00 수정 2018-12-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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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

14일 서울 중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서울시 명예시민이 된 것 역시 기쁘다”며 웃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올해 한국 자동차 시장은 다사다난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한국 자동차 시장 위기론이 부각됐다. 수입차 인기는 여전했지만 BMW 화재 사태 등 부침이 컸다.

그래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올해 실적은 돋보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6만 대 판매 돌파를 이룬 데 이어 올해에는 11월에 이미 누적 판매량 6만4325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연간 7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6년 BMW를 제친 이후 3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서울 중구 벤츠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올해는 한국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벤츠코리아는 탁월했다거나 특별했다기보다 전반적으로 좋았던 해”라고 평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인터뷰 내내 ‘고객 만족’이 올해의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벤츠코리아가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수입차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부문 3년 연속 1위, 대한민국 소비자만족도평가 대상 수입차 부문 2년 연속 1위 등에 올랐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 벤츠코리아는 시설 투자를 늘렸다. 올해에만 전시장 4곳, 서비스센터 4개, 워크베이(자동차 수리 공간) 100여 개를 추가했다. 소비자들이 어디서든 쉽게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해 6월에는 부품물류센터를 기존 면적 대비 2배로 확장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속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평균 서비스 예약 대기일을 2016년 5.1일에서 지난달 기준 1.6일로 단축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소비자들이 독일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에 이어 최근 BMW 화재 사태까지 품질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는 얘기다. 실라키스 사장은 경쟁사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130년 벤츠의 기본 DNA를 더 갈고닦아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특징, 문화, 다양한 흐름을 파악해 현지화하고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기 3년째인 실라키스 사장은 현지화 전략에 애정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마케팅뿐 아니라 사회공헌활동도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서울광장에서 벤츠코리아와 공식 딜러사, 협력사 등 임직원 3452명이 모여 이웃돕기 사랑의 김장 행사를 열었다. 덕분에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김장 담그기(최다 인원 동시 김장)’ 부문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브 앤 레이스’, ‘기브 앤 바이크’ 등 달리기나 자전거 경주 대회에 일반 소비자들이 참여하며 기부할 수 있는 활동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기업 활동은 현지 사회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부품물류센터 확장, R&D코리아센터 확장 개소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밖에서도 ‘현지화’된 외국인으로 통한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고, 오대산 설악산 등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로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한국 여행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서 직접 타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행사를 위해 한복도 맞췄다. 그는 “사업적으로도 향후 미래 자동차를 위해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접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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