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가 3억 내렸는데도 관심이 없어요”…3기신도시 예정지는 ‘후끈’

뉴시스

입력 2018-12-24 14:17 수정 2018-12-24 14:4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은마아파트는 이미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내렸지만 관심이 없어요. 신도시 개발 발표는 이쪽 시장에 전혀 영향을 미칠 재료는 아니에요”(대치동 S공인중개사무소)

“9월 이후 매도, 매수 모두 움직임이 전혀 없어요. 3기 신도시 발표에도 분위기 변화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겠어요.”(중계동 H공인중개사무소)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수도권 3기 신도시개발 계획에서 서울 경계 2㎞이내 4개 지역에 총 12만2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매도-매수간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시세 대비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쏟아지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탓에 관망세는 깊어지고 있다. 오히려 매수자가 3기 신도시 분양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집 장만 시기를 연기하기 시작하자 매수실종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부 지역은 집주인 역시 당분간 매매에 대한 기대감을 접으면서 버티기에 들어선 상태다.

대신 수도권 3기 신도시 땅값은 서울아파트 매매시장과 차별화되며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땅값 급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24일 서울에 있는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발표에도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이미 2억5000만~3억원이 내렸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도시 개발 발표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산다는 사람도 없지만 집주인도 물건을 내놓는다고 해도 팔린다는 기대감을 접고 있고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지금 같은 소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강북 명문학군지역에 속하는 노원구 중계동도 ‘요지부동’이다. 이 지역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월이후 매도, 매수 모두 움직임이 전혀 없는데다 3기 신도시 발표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겨울은 학군 이주 수요도 매말랐다”며 “워낙 시장이 급등하다보니 이주 수요가 예년보다 일찍 움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마포구의 경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일대 주요 단지 위주로 문의 전화가 늘어나긴 했지만 3기 신도시 발표로 하방압력이 커지지는 않았다는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현동의 I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시장 변동상황에 따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를 10억원 밑으로 살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지만 아직 그 정도 상황은 아니다”라며 “11억원대로 (고객에게) 소개할 물건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에 꼭 팔아야 하는 분들은 가격을 낮추겠지만 아직 호가도 올해 최고거래금액(12억5000만원) 대비 1000만~2000만원정도 떨어지는데 그쳤다”며 “장기적으로 가봐야 (3기 신도시 발표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3기 신도시가 예정된 사업부지들은 벌써부터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주변 땅값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수용예정 지역내에 있는 토지보다 바깥에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수용예정 지역은 이미 땅값이 많이 오른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관할 지자체로부터 토지의 이용목적과 기타 요건의 적정성을 심사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입도선매’(立稻先賣·서 있는 벼를 판다는 말로, 시장상황을 미리 예측해 사고 파는 행위)식 투기 행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예정지구 원주민중 일부 약삭빠른 사람은 갖고 있는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근 지역의 땅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원주민들이 보상금이 나올 것을 감안해 미리 ‘대토’에 나서면서 호가를 띄우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위들은 남양주 왕숙지구, 하남 교산지구 등 원주민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이 같은 경향성이 더 심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결국 3기 신도시 발표가 앞으로 수도권 땅값 폭등을 조장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내년 수도권은 동서남북 모든 지역에서 수조원의 보상금이 풀리면서 땅값 상승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어 2020년 이후에도 수도권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수도권만 땅값이 급등하고 지방은 몰락하는 양극화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