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심제성 원장 “실패한 사람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싶다”

정용운 기자

입력 2018-12-21 05:45:00 수정 2018-12-21 09: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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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정형외과 심제성 원장.

■ ‘인문학과 인생을 강의하는 의사’ 신통정형외과 심제성 원장

스타의사에서 채무자로…날 바꾼 실패
힘들 때 받은 도움 돌려주는 게 내 사명
매년 통영 죽도서 강의·무료 의료봉사
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주고 싶다


“다시 일어서려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척추·관절 통합 비수술 특화병원 신통정형외과 심제성 원장은 인문학·인생 강의를 들려주는 의사다. 1990년대 초 그는 각종 매스컴에서 유명세를 누리던 스타 의사였다. 하지만 이후 잇따른 사업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아 밑바닥 인생을 혹독하게 겪었다. 심제성 원장은 그때 마음을 다잡고 오늘처럼 재기하기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연수원에서 매년 2∼3회씩 인문학·인생 강의를 하고 있다. 통영 죽도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사업을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에게 재활교육을 통해 사업의욕과 재도전의 동기를 불어넣는 곳이다. 심 원장은 이곳에서 의료봉사와 함께 강의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스타 의사에서 사업 실패로


-90년대 유명한 스타 의사였는데.

“프랑스, 일본, 미국 등에서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배우고 연구했다. 도수치료와 통증레이저 치료를 국내에 처음 도입해 레이저 디스크 시술, 수술하지 않는 최소 침습 레이저시술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KBS ‘9시 뉴스’와 MBC ‘뉴스데스크’ 등을 비롯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의 창’ 등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연예인이 출연하는 스타클리닉 방송도 하고, 국회의장 개인 주치의도 했다.”


-도수치료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1995년에는 도수치료 특화병원을 개원했다. 대한복원의학 임상 연구회를 창설하고 대한복원의학회 창립멤버로 도수치료, 프롤로 치료, IMS(근육 내 자극 치료) 등을 의사들에게 강의·보급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다가 큰 고비를 맞았다고 들었다.

“내가 최고이고 잘난 줄 알아 욕심이 많았다. VIP 대상으로 회원제 맞춤 건강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웰니스 메디 클럽 병원을 개원했는데, 잘 안됐다. 이후 추진한 프로젝트도 잇따라 좌절되자 포천의 조그만 절에서 한 달간 지내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업실패와 보증, 사기까지 당해 빚에 허덕이는 월급쟁이 의사로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녔다.”


● 다시 일어나기 위한 좌우명 ‘관혁창행’



-그런 인생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마음공부를 했다. 내가 얼마나 못난 사람이고 내가 얼마나 자만에 빠졌는지 성찰하고 비웠다. 그때 관혁창행(觀革創行)이라는 인생의 좌우명을 만들어 새기게 됐다. 더 큰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인문학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


-관혁창행이란 무슨 뜻인가.

“관(觀)은 사람과 세상을 꿰뚫어보는 통찰력, 혁(革)은 자신을 끊임없이 개혁하고 잘못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혁신이다. 창(創)은 매일 아침 명상하며 나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행(行)은 기회를 잡기위해 끊임없이 준비하고 성공할 때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나는 의사의 길만 걷다보니 사회경험이 너무 없었다. 사회현상을 볼 줄 모르고, 사건의 본질을 깨닫지 못해 욕망에 현혹됐다. 스스로를 먼저 성찰하고 바꿔나가야겠다는 의지로 매일 아침 이미지트레이닝을 했다. 이 습관 하나가 인생을 다시 바꿨다고 생각한다.”

심제성 원장(왼쪽 두 번째)은 2012년부터 매년 2∼3회씩 통영 죽도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연수원에서 인문학·인생 강의와 죽도 마을주민들을 위한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인문학과 인생을 강의하는 의사

-강의를 시작한 이유는.


“다시 병원을 개원하기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받았던 많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사회에 돌려주고 싶었다. 2012년부터 통영 죽도에서 무료 의료봉사활동과 그곳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연수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매년 2∼3회씩 지금까지 15번 정도 한 것 같다. 심장동맥경화와 중풍이 와서 몸이 아파 못 갈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계속할 예정이다.”


-통영 죽도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다.

“KTX와 배를 갈아타는 이동시간만 반나절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된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수강생들이 10∼20명 정도인데, 내가 용기를 북돋워 한 명이라도 재기한다면 얼마나 벅찬 일인가. 재기한 그들이 다시 다른 사람들을 북돋아주는 좋은 씨앗, 밀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재단을 만들어 의료봉사와 함께 재기교육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업과 인생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마음공부, 의식개혁 등의 교육프로그램으로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싶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오드리 헵번 주연, 1964년작)처럼 희망과 용기를 줘서 다시 일어서도록 트레이닝하는 ‘인생공장 공장장’이라는 꿈을 준비하고 있다. 그 출발로 각암의료재단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 지역민 건강강좌를 시작했다. 어깨·허리·무릎통증을 비수술로 치료하는 방법과 예방법, 삶을 살아가는 방법 등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자리다.”

● 심제성 원장

▲ 1987년 정형외과 전문의 취득
▲ 1989년 제일성심 종합병원 개원
▲ 1995년 도수치료 특화병원 개원
▲ 1996년 대한복원의학 임상 연구회 창설 및 초대회장
▲ 1997년 대한복원의학회 창립
▲ 2002년 비수술 척추병원 심클리닉 개원
▲ 2004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2005년 대한의사협회 보완통합의학회 부회장
▲ 2011년 신통정형외과 개원
▲ 2013년 척추발란스학회 고문
▲ 2018년 척추·관절 통증관리 통합 비수술 특화병원 운영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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