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승진 잔치’… 김기남 부회장 오르고 임원 80명 배출

김지현 기자

입력 2018-12-07 03:00 수정 2018-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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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

삼성전자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문 대표이사(사장)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노태문 IT모바일(IM)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2019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6일 발표했다. 김 신임 부회장이 DS 대표이사직을 계속 맡으면서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IM 사업부문의 고동진 사장,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의 김현석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 체제가 그대로 유임됐다.

이번 사장단 승진 규모가 역대 최저인 2명에 그치면서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 안정적인 인사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내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올해는 인사 규모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0명의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통해 수뇌부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도 고려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사장 13명, 전무 35명, 상무 95명 등 총 158명을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임원 인사 규모 역시 지난해 221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퇴임 임원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크게 악화되고 회사 실적도 올해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임원 승진자 규모를 예년에 비해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 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어지는 주에 후속 임원 인사 명단을 공개하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는 규모가 작아 이례적으로 한날 발표했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상필벌’이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전자의 전통적인 인사 원칙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사업부 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미국 인텔을 꺾고 2년 연속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왕좌를 지켜낸 DS 부문은 김 부회장의 승진과 더불어 총 80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인 12명이 직위 연한에 관계없이 승진한 ‘발탁 임원’이다. 회사 측은 “김 부회장이 이번 승진과 함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부품사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올 한 해 시장점유율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뺏기며 실적이 크게 악화된 IM 사업부문은 인사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IM 부문 내부에서는 노태문 부사장의 사장 승진에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과 함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사실 스마트폰은 누가 맡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서 사업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게 내부 판단”이라면서도 “개발 전문가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내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위기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보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1968년생으로 올해 만 50세인 노 신임 사장은 2010년 만 52세로 삼성전자 최연소 사장에 선임됐던 김기남 부회장보다 두 살 빨리 사장단에 합류했다. 노 사장은 2007년 39세에 임원 승진한 이후 임원 발탁 6년 만인 44세에 최연소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삼성전자가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강조해 온 외국인과 여성 인력에 대한 승진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와 같은 11명이다. 아울러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로 펠로 1명, 마스터 14명을 각각 선임했다.

한편 삼성복지재단은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서현 전 삼성물산 사장을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4년이며 내년 1월 1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 신임 이사장은 이날 리움미술관 발전을 위한 주요 사항을 논의 및 자문할 운영위원장으로도 위촉됐다.

삼성물산에서는 김명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미래전략실 전략2팀장 출신인 김 신임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EPC 경쟁력강화TF장을 맡아 건설과 조선, 중공업 사업의 역량 강화를 주도해왔다. 앞으로도 EPC 사업 안정화 역할을 이어서 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도 조만간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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