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전립선, 수술 아닌 ‘시술’로 해결

김민식 기자

입력 2018-11-28 03:00 수정 2018-1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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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유로리프트 전립선비대증 치료술은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고 금속실로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시술이다. 부작용이 적고 짧은 시간에 시술이 끝나는 것이 장점이다.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제공
박모 씨(59)는 요즘 잦은 소변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수시로 들락거리는 화장실 때문에 업무 차질은 물론이거니와 야간뇨로 숙면을 취해본 지 오래다. 가까운 비뇨의학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흔히 말하는 전립선(전립샘)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남들에게만 일어나는 질환인 줄 알았던 전립선비대증이 자신에게도 일어났다. 그뿐만 아니라 정상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으로 커져서 약물치료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씨는 사업이 바빠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다양한 부작용에 대해 들어왔던 터라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도 힘들었다. 결국 박 씨가 선택한 방법은 유로리프트 시술. 절개 없이 부작용 걱정을 덜어낸 20여 분의 간단한 시술이 끝나자 박 씨는 예전과 같이 편안한 소변을 볼 수 있었고 잦은 화장실 출입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남자에게 찾아오는 가을 불청객,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좁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질환으로 많은 중년 남성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남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흔히 하는 말로 50대 남성은 50%, 60대 남성은 60%, 70대 남성은 70%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낮은 온도에 민감한 전립선은 더욱 심한 불편을 야기한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잔뇨감 등 하부요로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대개 전립선비대증 판정을 받고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전립선이 과도하게 커졌다면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전립선비대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소변 요독으로 인한 신장 기능 저하 △요로에 노폐물이 쌓이는 요로결석 △방광 기능 저하 △심한 경우에 혼수상태까지 이르게 되는 요독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번 기능이 저하된 방광은 제 기능을 다 하기 어렵다.

다양해진 전립선비대증 치료

전립선비대증의 수술치료는 보통 요도 내 방광내시경을 삽입해 진행하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TURP)을 많이 시행한다. 개복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광 천공에 의한 관류액의 복강 내 유출, 전립선 정맥총에서 관류액이 정맥 속으로 대량 유입돼 쇼크에 빠지거나 신부전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비대증 수술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레이저로는 레볼릭스 레이저가 있다. 파장 2013nm(나노미터)로 레이저가 흐르면서 지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요도협착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절제술과 레이저술 모두 2∼5일 정도 소변줄을 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일상생활 복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레이저를 사용한 수술법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정(射精)장애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고 요도 손상과 남성에겐 치명적인 발기부전의 부작용 등이 있어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다.

만족도를 높인 ‘유로리프트’ 시술

왼쪽은 유로리프트 시술 전. 비대해진 전립선으로 요도가 좁아진 모양. 오른쪽은 유로리프트 시술 후. 유로리프트를 통해 금속실로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확보한 모양.
레이저를 사용하지 않고 전립선을 태우거나 절제할 필요 없이 전립선비대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술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그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받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73호)로 인증받은 유로리프트 시술이다. 2017년 미국 비뇨기과 학회지에 실린 논문 결과에 따르면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립선비대증의 고질적인 배뇨 증상인 배뇨 지연이 줄고 요속이 증가했다. 잔뇨감 역시 감소한 것으로 보고 됐다.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 대부분은 성 기능 개선의 만족감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된 합병증도 크게 없어 환자 대부분의 삶의 질(IPSS-QOL) 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을 묶어 치료하는 신의료기술

유로리프트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고 금속실로 묶어 요도를 넓히는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장비다. 이 장비를 이용한 시술을 ‘유로리프트 전립 비대증 치료술’이라고 한다. 기존 절제술과 레이저 수술이 전신마취와 약 1시간 내외의 오랜 수술 시간이 필요한 데 비해 유로리프트 시술은 요도를 통해 국소 마취와 20분 내외의 짧은 수술 시간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전립선이 정상인의 평균 크기인 20g보다 5배 이상 비대해진 100g 정도의 전립선이나 전립선 조직이 아래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 특수한 경우는 시술을 진행할 수 없다.

시술 진행은 국소 마취된 요도에 유로리프트 장비를 삽입해 요도의 막힌 구간까지 진입한다. 후에 양쪽의 비대해진 전립선을 묶는데 묶음에 따라 막혀 있던 요도는 제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전립선을 제거하는 다른 전립선 절제 시술 보다 훨씬 간단하고 전립선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환자에게 부담도 적다. 시술 후 소변줄 유치도 평균 2∼3시간 내외로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김도리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맨남성의원 네트워크 강남점) 대표원장은 “유로리프트는 기존 절제술과 달리 사정 장애나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는 안전한 시술”이라며 “20분 내외의 짧은 시술 시간과 국소마취 역시 큰 장점으로 바쁜 남성들에게 안성맞춤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치료가 필요하다면 전립선 크기와 국제전립선증상점수 등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하므로 우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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