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좌담]‘소주성’ 고수하겠다면 왜 경제수장 바꿨는지 따져야

김동원 기자 , 서재의 인턴기자

입력 2018-11-23 03:00:00 수정 2018-11-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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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19일 본사 회의실에서 ‘소득주도성장 논란 등 최근 이슈와 언론책임’을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이진녕 미디어연구소장, 류재천 조화순 위원, 김종빈 위원장, 신용묵 이준웅 천광암 위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중산층이 얇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19일 ‘소득주도성장 논란 등 최근 이슈와 언론책임’을 주제로 토론했다. 》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의 경제 수장 교체를 비롯해 미국 중간선거 보도 등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본지가 제대로 짚었는지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종빈 위원장=먼저 소득주도성장 지속을 둘러싼 찬반 논란과 경제 투톱 교체 관련 보도에서 아쉬운 점부터 논의해 보겠습니다.

신용묵 위원=독자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해 찬반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사를 원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는 정책을 지속하려는 측의 주장과 부작용을 강조하는 반대 측의 주장을 단순하게 전달해 아쉬웠습니다.

이준웅 위원=소득주도성장 관련 기사에서는 실물경제 현상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책에 대한 정치적 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조화순 위원=소득주도성장이 실증되고 체계화된 이론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데엔 언론의 잘못도 크다고 봅니다. 11월 13일자 A8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관련 기사에서 첫 과제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고 했는데 너무 안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부가 지금 하려는 것이 성장 추구 과정에서의 경제 불평등을 해결하는 옳은 대안인지 끊임없는 문제 제기가 필요합니다.

류재천 위원=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을 넘어 왜 기업과 서민이 이 정책으로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실질적 기사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조 위원=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담론 아래에 있는 구체적 정책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실질적으로 독자가 느끼는 것과의 차이를 쉽고 체계적으로 짚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위원=임금을 많이 줘서 그 효과로 소득을 늘리고 공장을 더 돌리게 한다는 게 소득주도성장의 틀로 이해합니다만, 가계 소득이 는다고 해서 생산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현 정부도 혁신주도성장을 말하는데 혁신의 중요한 독립변수 중 하나가 규제 완화이고 노동시장 유연성일 텐데, 정부의 말만 전달할 게 아니라 실제 내용을 파고드는 게 필요합니다.

신 위원=독자들은 정치적 논란을 반복적으로 전달받는 것보다 오히려 민생을 위한 국가정책의 수행 체계와 성과를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심층취재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김 위원장=새 경제 수장들도 소득주도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한다면 왜 굳이 사람을 바꿨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11월 14일자 A10면 홍장표 소득성장특위 위원장의 토론회 발언 기사를 보면 소득주도성장이 분배의 공정성에만 주안점이 있지, 성장과는 상관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언론이 낱낱이 짚어서 정확한 인식을 제공해야 합니다.

신 위원=11월 5일자 A3면 당정청 회의에서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6분간 작심 발언했다는 기사 중 한국 경제의 누적된 모순이 시장에서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있는데 단순 전달이 아니라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쓸 필요가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새로 들어선 경제 투톱도 ‘지금 상황이 경제 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것과는 다릅니다. 정부는 어떤 근거에서 위기가 아니라고 확신하는지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합니다.

조 위원=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강한 비판적 어조와 헤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위원장
=이제 주제를 바꿔 미국 중간선거에 대해 논의하죠.

이 위원=한국계 인사 영 김 후보가 미국 하원에 들어갔다는 투표 다음 날 기사는 결과적으로 오보였습니다. 11월 16일자 A2면 ‘美 중간선거 개표 끝난 것 아니었어?’라는 기사는 짧았지만 미국의 선거 시스템 등을 잘 알게 해줬습니다.

류 위원=11월 19일자 A10면에서 뒤늦게 영 김 후보의 낙선 소식을 전하면서 그 아래에 별도로 ‘바로잡습니다’ 성격의 기사를 낸 것은 바람직했습니다.

조 위원=미국 중간선거에서 부각된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성 대결, 반(反)이민 등의 이슈가 나오기는 했지만 앞으로 미국의회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고 봅니다.

신 위원=한국 관련 쟁점을 별도로 정리해줬으면 좋았겠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대(對)중국 무역전쟁과 관련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영향,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영향 등이 관심사일 텐데 심층적으로 다뤄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우리의 외교 및 경제와 직접적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선거를 치르는 방식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11월 8일자 A1면에 영 김 후보를 포함해 세 여성의 사진을 상단에 크게 실었는데 최연소 의원, 무슬림 의원의 당선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다른 이슈로 넘어가 볼까요.

류 위원=‘규제공화국에는 미래가 없다’ 시리즈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빅데이터, 드론 규제, 카풀 산업, 자율주행차 등 다 좋은데 편의점 상비약 관련 토픽이 규제공화국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숲에 살면 미세먼지는 안녕?’(10월 11일자 A33면)은 과학적 시각을 넓혀주는 좋은 내용입니다.

조 위원=10월 15일자 A6면에서 다룬 ‘공정거래위원회의 무리한 기업 과징금’ 기사는 한쪽은 기업의 투명성을 보장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눈에 띄었습니다. 11월 16일자 A4면 ‘금융 허브가 27계단 추락했다’는 기사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이 위원=최근 벌어진 이수역 폭행 사건도 중요한 뉴스 가치를 가진 사안이라고 봅니다. 11월 17일 2면에서 다룬 내용은 사실관계를 잘 짚어주었고, 그래픽도 좋았습니다.

김 위원장=11월 7일 A1면에서 다룬 ‘결혼? 왜?’라는 기사는 자칫 젊은층에게 잘못된 결혼관을 심어줄 수 있어 우려됩니다. 또 ‘일부 스타트업 회사 모든 임직원 반말 사용’(11월 14일 경제섹션) 기사와 ‘김정은 소탈, 백두칭송위 또 도심 집회’(11월 19일 A16면) 기사도 세태를 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은 보입니다만, 독자들이 읽기에 좀 부담스러운 내용으로 보입니다. ‘징용배상 판결에 초혐한 시대’(11월 12일자 A10면) 기사는 일본 우익들이 무조건 한국을 싫어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징용배상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좀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조 위원=문재인 정부가 경제, 비핵화와 관련해 잘못 가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보다 강한 톤으로 문제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 위원장=최근 현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지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리=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서재의 인턴기자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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