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밥인데 고무비닐에 애벌레까지”…못 믿을 ‘불량 이유식’

뉴스1

입력 2018-11-19 10:31 수정 2018-11-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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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유식 이물질 사진 (출처=레몬테라스) © News1

이유식 업체, 시간과 정성 들였다고 했지만…위생 관리 ‘소홀’
뿔난 엄마들 “직접 이유식 만들어서 먹일 것”


# 육아 휴직 중인 김은아씨(가명)는 최근 아이 이유식을 먹이다 분통을 터뜨렸다. 7개월 된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어서 고심 끝에 이유식을 주문했는데 안에서 애벌레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싼 돈 내고 주문했건만 위생 관리조차 안 된 셈이다. 김씨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영유아 이유식에서 잇달아 이물질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칫하면 아이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다.

유기농 재료로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고 광고를 했지만 이유식 업체들은 이물질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제품 표기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식 위생관리 ‘불안’…애벌레에 초파리, 유리 조각까지 나와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판 이유식서 최근 ‘고무 비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커뮤니티도 이유식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글이 등록됐다.

각기 다른 제품으로 이물질 종류도 머리카락부터 고무 조각은 물론 애벌레에 초파리, 유리 조각까지 다양했다.

이유식은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맛과 영양은 물론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 이유식 업체들도 그동안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유기농 재료만 쓴다’, ‘안심하고 먹여도 된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막상 이유식에서 이물질이 나오면서 믿고 주문했던 소비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도 아이 건강을 고려해 주문했는데 위생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는 이유식 업체들이 파는데만 집중하고 위생 관리에는 둔감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이유식을 먹은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이제는 다소 품이 들더라도 직접 이유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유식 업체도 문제점에 대해 인정했다. 한 이유식 업체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철저히 위생관리를 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해당 상품은 회수하고, 새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유식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건복지위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3년간 이유식(기타 영유아식) 제조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을 분석한 결과 43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2016년 15건에서 지난해 21건까지 늘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7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드러났다. 실제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혜숙 의원은 “즉석조리식품과 이유식 등 최근 소비자들이 자주 애용하는 식품들의 경우 더욱 위생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안전을 위해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 관리도 ‘의문’…“감독 강화해야”

이유식이 가격만 비싸고 영양 관리는 소홀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제품 표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유식 제조업체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업체가 함량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용 재료만 알 수 있고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확인이 안 되는 셈이다.

유기농 재료를 강조하고 있지만 고가 재료의 함유량은 미미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함량 확인이 가능한 한 ‘한우 이유식’도 막상 한우 비중은 7%대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이유식 업체들이 제품의 재료와 성분 등 안내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먹는 제품인 만큼 정확히 비교하고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이유식의 경우 일반식보다 더 신경 써야 하지만 소홀한 부분이 많다”며 “제품 표기는 물론 위생 관리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 과장 광고도 하지 못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문제가 발생한 회사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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