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도 분권”… 부가세 지방 몫 11→21%로 확대

한우신 기자

입력 2018-10-31 03:00 수정 2018-10-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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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지방세 2022년 7:3으로… 30년만에 지방자치법 개정안 마련
지역 주민이 조례안 직접 발의… 만18세도 주민감사-소송 청구 가능


30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자기 지역의 특산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시종 충북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뒷줄 오른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경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방 재정 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방소비세율을 2020년까지 현행보다 1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8 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7 대 3으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6 대 4 수준으로 맞춰 본격적인 지방 분권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춰 정부는 주민들의 정책 참여 범위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30년 만에 마련했다.

30일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재정 분권 관계부처 발표에 따르면 현재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 비율은 내년에 15%, 2020년에는 21%로 인상된다. 판매가액 1000원짜리 상품에 붙는 부가가치세 100원 중 현재는 89원이 국세, 11원이 지방세로 분배된다면 2년 후에는 21원이 지방세로 귀속되는 것이다. 부가가치세 내 분배 비율이 변화되는 것이므로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6회 지방자치의 날(10월 29일)을 기념해 3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방자치박람회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자치 분권의 핵심은 재정 분권이다. 지방이 주도적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제도의 큰 틀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 소비세율이 인상되면 2020년 지방세는 현재보다 8조4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 확충과 함께 지방으로 이양되는 사업들은 3조5000억 원 내외 규모다. 내국세에 연동해 책정되는 교부세 변동 등을 감안했을 때 순 확충되는 지방재정은 2019∼2020년 누적으로 6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정부는 76% 대 24%(2019년 추계치)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2020년에는 74% 대 26%가 되고 문 대통령 임기 말기인 2022년에는 70% 대 3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부는 담뱃값에 포함된 개별소비세 중 20%를 차지하는 소방안전교부세 비율을 2020년까지 4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안전교부세율 인상으로 늘어나는 재정은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 따라 증원되는 인력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로 쓰인다.

재정 분권 계획과 함께 발표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법률의 기본정신이라 할 수 있는 법 목적 규정에 ‘주민참여에 기반한 지방자치’를 지향한다고 명시했다. 종전에는 ‘자치단체 중심’의 지방자치를 규정할 뿐이었다. 개정안의 세부 내용도 주민 참여 확대가 핵심이다. 앞으로는 주민이 단체장 심의를 거치지 않고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직접 발의할 수 있다. 조례를 발의하고 주민감사 및 주민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연령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췄다.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사안은 현재 ‘자치단체 주요 결정사항 중 조례로 정하는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법률에 의한 주민투표 제외 대상 이외’는 모두 주민투표에 올릴 수 있다고 규정했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 주민투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 개정안에서는 또 기존에 주민투표 투표율이 투표권자의 3분의 1에 미달하면 개표를 하지 못했던 요건이 폐지됐다. 인구 100만 명의 대도시에는 특례시라는 행정적 명칭이 부여되고 189개 사무가 이양된다. 경기 수원 용인 고양시와 경남 창원시가 이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박람회를 주관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지방 분권에 대해 일반 국민의 관심은 여전히 낮은 게 사실”이라며 “주민들이 자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이뤄낸 다양한 성과가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주=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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