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 동해 황금어장 ‘대화퇴’서 목숨건 어로…왜?

뉴시스

입력 2018-10-27 06:42 수정 2018-10-2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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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어선이 한·일 중간수역이자 오징어 황금어장인 ‘대화퇴’에 떼로 몰려들면서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북한 어선으로 보이는 1500척이 일본 수역내 집결하면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려는 자국과 큰 충돌이 우려된다고 보도할 정도다.

대화퇴어장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중간수역으로 양국 어선 모두 조업이 가능하다. 동해에서도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황금어장으로 매년 6월과 10월 일본 어선들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특히 북한 연근해 조업권을 산 중국어선이 북한 인공기를 달고 촘촘한 그물을 사용해 어린 물고기까지 포획하는 ’저인망 쌍끌이‘ 어선을 끌며 불법조업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북한 어선들이 먼 바다인 대화퇴까지 나와 불법조업을 하는 이유는 뭘까.

북한당국의 무리한 수산물 증산 정책이 꼽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나서 어민들에게 수산물 증산을 위한 조업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당국의 외화벌이와 식량난 해결을 위해 이른바 ’어로 전투‘를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어획량이 2012년 73만톤에서 2014년 84만톤, 2015년 93만톤까지 늘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수산분야가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유엔(UN)은 북한산 수산물과 광물·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결의안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북한산 수산물은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조업환경도 문제다. 북한 어선 대부분이 10m 안팎의 낡은 목선이다.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먼 바다에서 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언제 고장날지 모를 낡은 엔진과 잦은 기관 고장, 연료 부족도 심각하다. 맨손으로 그물을 내리고 끌어 올리는 예전 조업 방식이 대부분이다. 연근해에서 조업도 불가능할 정도다.

북한당국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중국에 연근해 조업권을 팔아넘겨 북한 어민들은 목숨을 담보로 먼 바다에서 조업할 수밖에 없다. 중국어선의 마구잡이 남획으로 북한 연근해 수산자원이 고갈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북·중어업협정 체결 당시 서해를 포함한 북한 수역에 조업한 중국 어선은 144척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709척까지 증가했다. 북한당국으로부터 조업권을 구매한 중국 민간업체들이 지난 2004년부터 동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면서 수산자원이 ’씨가 마를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소형 어선들이 우리 동해나 일본 해역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해양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11일 오전 6시20분께 속초 동방 118해리 해상에서 기관고장 및 침수로 표류하던 북한 소형 어선을 우리 어선이 발견·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함정 1척을 급파해 선원 5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3일에는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리 해변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 잔해를 주민이 발견에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잔해에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등록번호가 빨간색 글씨로 표기돼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2일 오전 8시께 울릉도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을 우리 해군이 발견했다. 당시 어선에는 선원 8명이 타고 있고, 해경과 해군이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지난해에는 북한 선박이 일본 해안에서 표류하거나 좌초한 사례가 100건에 달하고 수많은 북한 어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해경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기관 고장이나 귀순 목적 등으로 북한 어선이 우리 측 해역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계 근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 해역으로 넘어오는 북한 어선은 관련 규정과 처리 절차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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