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 반가운 백화점·아웃도어…“롱패딩 열풍 다시 한 번”

뉴스1

입력 2018-10-16 10:11 수정 2018-10-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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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기한제(祈寒祭) 지내는 마음”…날씨에 흥망 걸린 아웃도어
빨리 추워야 잘 팔린다…올해도 ‘최고 한파’ 기대


‘롱패딩’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보다도 추위가 더 빨리 찾아오면서 아웃도어와 백화점업계의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 왔을 때 실제 매출이 크게 늘었던 만큼 10월·11월 기온이 ‘1년 농사’를 좌지우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유통업계는 반가운 이른 추위에 동계 마케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년 겨울을 앞두고 기한제(祈寒祭)‘를 지내는 마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16일 백화점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지면서 매장 방문객이 늘고 다운재킷·롱패딩 등 겨울상품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 동절기 패딩·재킷은 연간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이다. 백화점에서도 패션아이템들의 단가가 높은 겨울이 성수기다.

이에 대해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추위가 빨리 와야 겨울 대비를 서둘러야겠다는 소비심리가 생겨나 겨울아이템을 구매한다”며 “해를 넘기면 아무리 한파가 불어도 소비자들은 ’버티다 내년에 사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위가 얼마나 빨리 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아웃도어 업계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겨울이 따뜻해 울상을 지어야 했다. 특히 2015년 12월 평균 기온은 13.8도로 42년 만의 가장 따뜻한 겨울을 맞아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본격 추위는 소한(1월 6일) 이후 시작돼 2015년 11월 평균 최저 기온은 5.9도로 높았다.

다행히 2016년 겨울과 지난해 겨울은 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엔 11월초부터 찾아온 ’이른 한파‘와 ’평창 롱패딩‘ 열풍이 맞물리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빨리 찾아온 추위에 아웃도어·백화점 업계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을정기세일 기간 겨울 의류 매출이 대폭 늘면서 백화점 주요 3사 매출이 모두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7일 간 진행된 가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10.2% 증가했다고 밝혔다. 동절기 의류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다.

고가 상품인 모피 매출이 40.9% 급증했고 아웃도어는 28.0%, 여성 캐릭터의류는 24.3% 등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김삼우 롯데백화점 영업전략 팀장은 “추위가 전년대비 20일 정도 앞당겨지며 동절기 의류 수요가 증가했다”며 “모피, 패딩, 무스탕, 코트 등 주요 품목 상품군들이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같은 기간 가을 정기세일을 진행한 현대백화점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2.7% 늘었다. 상품군별로는 여성패션(18.2%) 모피(35.5%), 수입의류(15.9%), 영패션(14.1%)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12일간 진행된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11.8% 증가했다. 컨템포러리 의류(42.3%)를 비롯해 여성 의류(16.7%), 남성 의류(13.8%), 아동(25.3%) 등의 매출 증가세가 높았으며 명품(27.5%), 아웃도어(13.1%), 스포츠(12.5%)도 호조를 보였다.

이른 추위가 반가운 아웃도어 업계는 올겨울에도 ’역대 최고 한파‘가 불어오길 기대하며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몰아친 ’롱패딩‘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치다. 아울러 올해엔 롱패딩에 이어 80~90년대 일명 ’근육맨 패딩‘이라고 불렸던 ’쇼트다운(쇼트패딩)‘도 유행할 것으로 보고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아웃도어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추운 겨울 날씨를 시작으로 여러 조건이 맞아 롱패딩이 떴다”며 “내년까지 영하의 강추위가 이어진다면 매출 규모에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하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보편화한 것을 멀리하는 측면도 있다”며 “젊은 세대부터 롱패딩보다 쇼트패딩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감지돼 시장을 양분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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