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콘텐츠 생산용 이동 작업실, 레노버 씽크패드 P1

동아닷컴

입력 2018-10-08 10:50 수정 2018-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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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스테이션(Workstation)은 기업 및 전문가를 위한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으로, 그래픽 작업, 금융 계산, 과학 연산 등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일반 PC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특별한 부품이 다수 탑재되므로 성능은 물론, 가격 면에서도 일반 PC와는 차이가 난다. 물론 일반 PC로도 비슷한 작업을 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는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 그리고 워크스테이션은 전문가용 소프트웨어의 원활한 구동을 보장하는 인증을 받아 생산된다는 점도 다르다.

레노버 씽크패드 P1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출처=IT동아)

예전의 워크스테이션은 큰 부품을 다수 탑재해 덩치가 상당했으며, 작은 워크스테이션이라도 최소한 데스크탑 PC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고성능 부품의 소형화가 이루어지면서 노트북 형태의 워크스테이션이 상당수 등장하게 되었다. 이번에 소개할 레노버(Lenovo)의 씽크패드 P1 모바일 워크스테이션(ThinkPad P1 Mobile Workstation, 이하 씽크패드 P1)도 이런 제품 중의 하나다. 8세대 인텔 제온 프로세서 및 엔비디아 쿼드로 그래픽을 비롯한 워크스테이션 전용 하드웨어를 다수 품고 있으면서 1.7kg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까지 실현한 이 제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 이용한 제품은 해외 사양(20MEZ480US)으로, 국내 출시 제품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씽크패드 특유의 보수적이고 중후한 디자인

씽크패드 시리즈는 IBM이 상표권을 가지고 있던 1990년대 초반부터 레노버가 만들고 있는 현재까지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노트북 시리즈다. 워크스테이션을 표방하는 씽크패드 P1 역시 전반적인 디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광 검정색을 기반으로 하면서 곳곳에 빨간색으로 포인트(트랙포인트, 클릭 버튼 상단, ThinkPad 로고의 i 부분 등)를 준 점, 그리고 보수적이면서도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점은 누가 봐도 전형적인 씽크패드 시리즈의 일원이다.

레노버 씽크패드 P1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출처=IT동아)

키보드는 씽크패드 시리즈 특유의 쫀득한 느낌의 살아있으며 백라이트도 내장하고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때 유용하다. 키보드 중간에는 마우스 없이도 커서를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트랙포인트(일명 빨콩)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팜레스트 부분에 멀티터치 지원 터치패드를 달고 있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이용이 가능하다. 키보드 우측에는 지문 센서가 달려있어 윈도우 로그인과 같은 보안 관련 절차를 진행할 때 비밀번호 입력을 지문 입력으로 대신할 수 있다.

씽크패드 시리즈 특유의 트랙포인트(출처=IT동아)

입력장치 이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화면이다. 씽크패드 P1은 15.6인치(39.6cm) 크기의 화면을 갖추고 있는데 모델에 따라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 혹은 4K UHD(3840 x 2160)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다. 특히 4K UHD 모델의 화면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하므로 한층 활용성이 높다. 최근 4K급 콘텐츠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이므로 영상 콘텐츠 제작자라면 4K UHD급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4K UHD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있다.

화면을 180도로 젖힐 수 있다(출처=IT동아)

그 외에 씽크패드 P1의 화면은 IPS 방식의 광시야각 패널이므로 옆쪽이나 위쪽, 혹은 아래쪽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없으며 전반적인 컬러 표현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그리고 화면을 뒤쪽 180도까지 완전히 젖힐 수 있는 힌지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건너편에 앉은 상대방과 화면을 같이 보면서 작업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화면이 큰 편이고 높은 사양을 품고 있지만 그에 비해 무게나 두께는 생각보다 슬림한 편이다. 제품 무게는 1.7kg으로, 늘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가볍지는 않지만, 가끔 장소를 옮기며 작업을 하기에는 부담이 없는 일반 노트북 수준이며 제품 두께 역시 18.4mm로 사양 대비 얇은 느낌이다.


차세대 인터페이스 썬더볼트 3 갖춘 측면 구성


동봉된 135W 전원 어댑터(출처=IT동아)

측면 포트의 구성은 우측면에 USB 3.1 Gen1(USB 3.0) 포트 2개 및 SD카드 리더, 그리고 업무용 노트북에서 유용한 스마트 카드 리더를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좌측면에는 전원 입력 포트 및 HDMI(2.0) 포트, 음성 입출력 겸용 포트, 그리고 미니 규격 기가비트 유선랜 포트를 탑재하고 있다. 유선랜 포트는 미니 규격이므로 일반 랜 포트를 꽂기 위해선 변환 어댑터가 필요할 것이다. 그 외에 내부적으로는 802.11ac 규격의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5.0)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했다. 전원 어댑터는 135W의 고용량 제품이다. 용량에 비하면 크기가 작은 편이다.

제품 우측면(출처=IT동아)

제품 좌측면(출처=IT동아)

씽크패드 P1의 측면 인터페이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개의 썬더볼트 3(Thunderbolt 3) 포트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썬더볼트 3 인터페이스는 포트의 형태는 USB 타입C와 동일하기 때문에 USB 포트처럼 쓸 수도 있지만, 최대 4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USB(3.0 기준 6Gbps) 보다 훨씬 고성능의 주변기기(외장형 그래픽카드 등)를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 포트와도 호환성을 가지므로 여기에 모니터를 연결해 4K급 영상 데이터의 출력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 쓰임새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신형 제온과 쿼드로, 고용량 메모리와 NVMe SSD까지

제품의 외형에도 눈길이 가지만 이보다 더 볼 만 한 건 역시 내부 사양이다. 일단 CPU부터 일반 PC와는 전혀 다르다. 리뷰 제품에는 워크스테이션 전용 CPU인 인텔 제온(Xeon) 시리즈 중에서도 최신 모델이자 노트북 특화 제품인 제온 E-2176M이다. 이는 인텔의 최신 아키텍처인 커피레이크에 기반하고 있으며, 14nm 미세공정으로 생산된다.

CPU-Z로 살펴본 인텔 제온 E-2176M(출처=IT동아)

제온 E-2176M은 총 6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으며, 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러 나눠 마치 전체 코어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 기술도 탑재하고 있다. 때문에 운영체제에선 제온 E-2176M을 총 12개의 코어(12 쓰레드)를 가진 CPU로 인식한다. 기본 동작 클럭은 2.7GHz지만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 최대 4.4GHz까지 클럭을 높일 수 있는 터보부스트 기술도 탑재했다.

GPU-Z로 살펴본 엔비디아 쿼드로 P2000(출처=IT동아)

그래픽카드 역시 예사 제품이 아니다. 리뷰 제품에 탑재된 그래픽카드는 워크스테이션 전용 모델인 엔비디아의 쿼드로(Quadro) P2000(4GB)으로, 전문가들이 이용하는 각종 2D/3D 렌더링 작업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게임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시리즈보다 훨씬 고가인데다 각종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구동 가능하다.

전문가용 소프트웨어의 안정적인 구동을 보장하는 인증을 다수 받았다(출처=IT동아)

제온이나 쿼드로와 같은 전문가용 CPU나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워크스테이션의, 경우 기본적인 성능이 높은 것 외에 각종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의 테스트를 통과해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일반 PC와는 다르다. 이는 ISV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 회사 인증 (ISV Certification)이라고 하며, 여기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상당하다. 씽크패드 P1의 경우엔 앤시스(ANSYS), 벤틀리(Bentley), 지멘스(Seimens) 등의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ISV 인증을 받은 상태다.

그 외의 사양도 화려하다. 리뷰 제품의 경우, 시스템 메모리는 DDR4 메모리를 총 32GB나 탑재했으며 최대 64GB까지 확장도 가능하다. 저장장치의 경우도 대단한데, 일반 SATA 규격 SSD보다 빠른 속도를 내는 NVMe 지원 SSD를 탑재했으며, 용량은 1TB 2개를 RAID0로 묶어 2TB 단일 드라이브를 구성했다. 용량은 물론, 속도까지 최상위급의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콘텐츠 소비가 아닌 생산을 위한 이동식 작업실

레노버 씽크패드 P1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은 이름 그대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업실이다. 일반적인 PC가 콘텐츠의 '소비'에 최적화되어 있다면, 이 제품은 콘텐츠의 '생산'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 게임이나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혹은 건축물을 짓거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를 제작할 때 등의 전문적인 적업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그런 특별한 제품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는 필요하다. 해외 기준, 8세대 코어 i7 CPU 및 쿼드로 P1000 그래픽 등으로 구성된 기본 모델이 1727.1달러, 제온 CPU 및 쿼드로 P200 그래픽 등으로 구성된 최상위 모델이 3365.1 달러에 팔린다. 국내 판매 가격은 250만원 정도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고품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하는 전문가라면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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