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사재 3000억 털어… 20년간 과학자 100명 키운다

손가인기자

입력 2018-09-18 03:00 수정 2018-09-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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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2018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증서 수여식’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오른쪽)과 최종 선정된 신진과학자 5명(왼쪽부터 우재성, 정인경, 김진홍, 박현우, 주영석 교수)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세운 서경배과학재단은 생명과학 분야 기초 연구에서 새로운 연구 활동을 개척한 한국인 신진 과학자 5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재단은 이미 1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2018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

올해 신진과학자로 뽑힌 과학자들은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과 교수, 박현우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우재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정인경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다. 김 교수는 재생치료 분야, 박 교수는 분자암 생물학, 우 교수는 막단백질 구조생물학, 정 교수는 유전자 조절 기전, 주 교수는 암 유전체 구조를 연구하게 된다.

서경배과학재단은 2016년에 서경배 회장이 사재로 기부한 3000억 원 규모의 출연금으로 설립됐다. 재단은 창의적인 기초 과학자를 육성하고 생명과학의 발전을 도모해 인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혁신적 과학자의 위대한 발견을 지원하여 인류에 공헌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지난해 처음 5명의 신진과학자를 선발했다. 올해 새로 선정한 5명까지 총 10명이 진행하고 있는 과제에 5년간 1인당 매년 3억∼5억 원씩 연구비를 지원한다. 신진과학자 선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20년이 되는 2036년에는 100명의 한국인 과학자가 서경배과학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설립 이후 올해까지 사용한 재단 사업비는 총 92억 원이지만 연구자가 25명으로 늘어나는 2021년부터는 매년 150억 원 규모로 재단 사업비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1∼4월 연 공모전에는 임용된 지 5년 미만의 신진과학자가 제출한 총 92건의 연구제안서가 접수됐다. 국내외 석학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1차 서류 심사(5, 6월), 2차 패널 토론(7월), 발표 및 토론 심사(9월)를 거쳐 이사회를 열어 5명의 신진과학자를 선정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과학자 중심의 연구 지원’이라는 재단 운영 원칙에 따라 모험적이고 특이성 있는 연구 과제를 제시한 과학자를 선발했다. 자유롭고 도전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연구자의 자율성을 보장할 방침이다. 정진하 심사위원장은 “심사를 통해 많은 연구자들이 점점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연구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선정된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신진과학자들이 재단의 지원을 통해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생명과학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경유전학 분야 연구 과제를 통해 지난해 재단의 신진과학자로 선정된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올해 8월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돌연변이 발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서경배 회장은 “눈에 보이는 하늘 밖에도 무궁무진한 하늘이 있다는 ‘천외유천(天外有天)’을 향한 믿음에서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며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씨앗이 되어줄 신진과학자들의 연구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토대가 되어줄 생명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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