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회루 ‘국악 독주’ 들을까, 성북동 박물관 순례할까
김지영 기자
입력 2018-09-08 03:00:00 수정 2018-09-08 03:00:00
[어반 라이프]가을밤 ‘선선한 나들이’
늦은 밤의 경복궁 경회루. 평소엔 관람이 허락되지 않지만 ‘별빛야행’에선 경회루의 누상에 올라 고즈넉한 경복궁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마법의 묘약을 눈에 바른 숲의 여왕은 당나귀 머리를 뒤집어쓴 광대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비를 피해 오두막에 들어간 착한 나무꾼은 방망이를 휘두르면 술과 음식이 쏟아지는 도깨비들의 잔치를 보게 된다. 백만장자 사업가 브루스 웨인의 또 다른 직업은 박쥐 옷을 입고 범죄를 소탕하는 일이다. 차례대로 셰익스피어 희곡 ‘한여름 밤의 꿈’, 전래동화 ‘도깨비방망이’, 영화 ‘배트맨’ 이야기다. 공통점은 밤이 무대라는 것.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던 열대야가 언제였는지, 어느새 밤이면 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나들이하기 딱 좋도록 선선하다. 다음 날 늦잠을 자도 좋은 주말 저녁이면 ‘밤마실’이 제격이다. 마침 9월 들어 곳곳에서 밤 행사가 펼쳐진다. 사랑에 빠지기에도, 신나게 놀기에도, 숨겨왔던 멋진 모습을 보이기에도 적합한 시간이다.
○ 달빛 아래 손잡고 걷는 밤길
‘경회루의 야경, 사진이 아니라 직접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다’ ‘밤의 근정전은 더욱 위엄 있어 보여 숙연해진다’. ‘경복궁 별빛야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인터넷 후기다. 비현각에 들러 왕세자와 신하들의 글 읽는 소리를 듣고,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에 들러 왕과 왕비의 12첩 반상을 맛보며, 경복궁 후원을 탐방한다. 평소엔 관람이 허락되지 않는 경회루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면서 국악 독주를 듣는 체험은 야행의 클라이맥스다. 15일까지 진행되는 하반기 1차 야행에 이어 10월 6∼20일 2차 야행이 열린다(매주 화요일 제외).
‘창덕궁 달빛기행’도 있다. 청사초롱을 직접 들고 창덕궁에 들어가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 낙선재, 연경당 등 여러 전각을 둘러보는 코스다. 판소리와 함께 전통무용, 그림자극 등 다채로운 공연도 열린다. 10월 28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에 관람할 수 있으며 예매는 모두 옥션에서 가능하다.
무주반딧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안성 낙화놀이’. 쏟아져내리는 불꽃이 인상적이다. 무주반딧불축제조직위원회 제공문화재야행은 대전 대구 인천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야간 문화향유 프로그램이다. 8일 오후 6∼11시 열리는 수원문화재야행은 수원화성 중에서도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일대에서 펼쳐진다. 화홍문에선 형형색색의 조명을 장식한 라이트아트를, 방화수류정에선 수원시립합창단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의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수원화성 성곽의 벽면을 따라 정조의 꿈을 주제로 한 대형 걸개그림이 걸리고 다양한 등불 작품도 설치돼 가족과 연인의 손을 잡고 아름답게 장식된 성곽길을 걷는 즐거움도 크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도 이날 야간개방을 해 관람객들에게 전시회와 밴드 공연을 선보인다. 좀 더 자세한 사항은 수원문화재 야행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좋다.
이달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오후 6∼10시 서울 성북구에서는 문화재야행 ‘가을걸음’을 개최한다. 시인 만해 한용운의 유택 ‘심우장’과 한양도성 등 문화재와 한국가구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 등이 야간 개방된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지훈 집터와 이태준 가옥 등 성북동 곳곳을 도는 ‘해설야행’도 준비돼 있다.
○ 밤늦도록 즐거운 축제의 시간
책의 해인 올해엔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심야 책방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밤의 책 축제다. 일반적으로 서점들은 오후 9시면 문을 닫지만 이날만큼은 자정이 넘도록 운영하고, 밤새 문을 여는 곳도 있다. 이달 28일 ‘심야 책방의 날’엔 서울 용산구 ‘고요서사’, 마포구 ‘만유인력’ 등 서점 100여 곳이 참여해 독자들을 초청한다. “긴 하루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 행복해진다” 등 기대감을 내보이는 독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올린 반응은 벌써 뜨겁다.
최근 열린 ‘심야책방의 날’ 행사. 참가했던 독자들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책의해집행위원회 제공반딧불, 불꽃…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빛의 축제들은 화려하다. 반딧불이 서식지인 전북 무주 일대에서 9일까지 열리는 무주반딧불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섶다리 밟기’와 ‘안성 낙화놀이’다. 섶다리는 소나무와 솔가지, 흙으로 만든 다리이다. 지난달 폭우로 떠내려간 것을 주민들이 다시 만드는 현장이 이번 축제의 명물이 됐다. 안성 낙화놀이는 한지로 싼 뽕나무와 숯, 소금 뭉치 등 낙화봉 2500여 개에 불을 붙이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줄을 타고 이어지는 불꽃들이 흩날리는 장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전남 여수의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수밤바다불꽃축제’에선 밤하늘에 피어나는 불꽃들이 바다에 모인 사람들을 들뜨게 할 참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던 열대야가 언제였는지, 어느새 밤이면 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나들이하기 딱 좋도록 선선하다. 다음 날 늦잠을 자도 좋은 주말 저녁이면 ‘밤마실’이 제격이다. 마침 9월 들어 곳곳에서 밤 행사가 펼쳐진다. 사랑에 빠지기에도, 신나게 놀기에도, 숨겨왔던 멋진 모습을 보이기에도 적합한 시간이다.
○ 달빛 아래 손잡고 걷는 밤길
‘경회루의 야경, 사진이 아니라 직접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다’ ‘밤의 근정전은 더욱 위엄 있어 보여 숙연해진다’. ‘경복궁 별빛야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인터넷 후기다. 비현각에 들러 왕세자와 신하들의 글 읽는 소리를 듣고,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에 들러 왕과 왕비의 12첩 반상을 맛보며, 경복궁 후원을 탐방한다. 평소엔 관람이 허락되지 않는 경회루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면서 국악 독주를 듣는 체험은 야행의 클라이맥스다. 15일까지 진행되는 하반기 1차 야행에 이어 10월 6∼20일 2차 야행이 열린다(매주 화요일 제외).
‘창덕궁 달빛기행’도 있다. 청사초롱을 직접 들고 창덕궁에 들어가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 낙선재, 연경당 등 여러 전각을 둘러보는 코스다. 판소리와 함께 전통무용, 그림자극 등 다채로운 공연도 열린다. 10월 28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에 관람할 수 있으며 예매는 모두 옥션에서 가능하다.

이달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오후 6∼10시 서울 성북구에서는 문화재야행 ‘가을걸음’을 개최한다. 시인 만해 한용운의 유택 ‘심우장’과 한양도성 등 문화재와 한국가구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 등이 야간 개방된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지훈 집터와 이태준 가옥 등 성북동 곳곳을 도는 ‘해설야행’도 준비돼 있다.
○ 밤늦도록 즐거운 축제의 시간
책의 해인 올해엔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심야 책방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밤의 책 축제다. 일반적으로 서점들은 오후 9시면 문을 닫지만 이날만큼은 자정이 넘도록 운영하고, 밤새 문을 여는 곳도 있다. 이달 28일 ‘심야 책방의 날’엔 서울 용산구 ‘고요서사’, 마포구 ‘만유인력’ 등 서점 100여 곳이 참여해 독자들을 초청한다. “긴 하루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 행복해진다” 등 기대감을 내보이는 독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올린 반응은 벌써 뜨겁다.


비즈N 탑기사
- 도로에 쏟아진 맥주병…맨손으로 치운 여학생들 (영상)
- ‘만5세 입학’ 논란인데…교육감 단체성명 없는 까닭은?
- 동생 돌봄받는 아기가된 13세 금쪽이…이상행동에 스튜디오도 충격
- “나 돈 많아” 서울 주택가에 2200만원 뿌린 이라크인
- 광장시장 김밥 먹고 댓글엔 하트…CNN ‘韓 가상인간 열풍’ 조명
- “짬뽕값 못 드려 죄송” 뒤늦게 중국집 주인에 빚갚은 시민
- “엄마 나 폰 액정 깨졌어” 메신저 피싱 조직 무더기 검거
- 13억 이어 연금복권…같은 가게서 복권 2번 당첨된 美 행운남
- 강남 한복판 상의탈의男-비키니女, 결국 경찰조사 받는다
- 배슬기, 폭우 피해 근황 “집이 무너지고 있음”
- 한전 상반기 14조 적자…‘연간 30조 적자’ 현실화 되나
- 20개 추석 성수품 공급 1.4배 확대… 가격 작년 수준으로 낮춘다
- 코로나 전보다 3배 뛴 해상·항공운임…정부 “내년 예산에 반영”
- 차 보험료 내린다더니…물폭탄 때문에 물 건너가나
- 스타벅스, 발암물질 나온 ‘서머 캐리백’ 리콜
- 전기차 전용 타이어, 20~30% 비싸도 잘 나갑니다
- 손보업계 ‘물폭탄’… 차량 침수 피해액 사상최대 1300억원 육박
- “한국 전기차도 북미산처럼 세제혜택 달라”…車업계, 美 IRA에 반발
- 피곤해서 마신 커피, 효과 없는 이유 있었네
- 여행 취소하고, 휴가 내고… 수해민 돕는 ‘봉사 릴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