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의 양날개, 스마트 철강-리튬배터리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9-04 03:00 수정 2018-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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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45조 투자-2만명 고용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은 취임일인 7월 27일 포항제철소 제2고로를 찾아 직원들을 만났다. 3일 ‘5년간 45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힌 최 회장은 11월경 ‘포스코의 미래’ 청사진도 제시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어느 누구도 아닌, 최정우 회장의 결단.”

포스코가 3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날 포스코 관계자는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7월 27일 취임한 뒤 이제 한 달을 갓 넘긴 최 회장은 그간 포스코를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가감 없이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는 11월 3일을 전후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의 개혁과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개혁 청사진 발표에 앞서 대규모 투자 및 인력 충원 계획부터 먼저 확정했다. 그는 3일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며 배경 설명을 했다.


3일 발표된 포스코의 투자계획은 ‘스마트 철강’과 ‘리튬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양대산맥에 초점이 맞춰졌다. 본업(철강)은 ‘첨단화’로 발전시키고, 배터리 등 새로운 분야는 대규모 투자로 빨리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선 철강 분야에는 5년간 26조 원을 투자한다. 광양제철소 내 제3고로(용광로)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설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일명 ‘꿈의 강철’로 불리는 포스코 기가스틸의 생산설비도 늘릴 예정이다. 기존 제철소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등 다양한 부생가스를 활용한 발전설비도 새로 만든다.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는 10조 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2차전지(충전이 가능한 전지) 소재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핵심 원료인 리튬을 추출해 내는 기술을 효율화시키고, 이를 위한 공장도 신설한다. 국내외 양극재(+극) 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나 인조 흑연 등 음극재(-극) 공장도 새로 짓는다. 최 회장이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 사장이었던 만큼 배터리 분야를 잘 알고,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 외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는 9조 원을 투자한다. 청정화력발전소 건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확대 등에 쓰일 예정이다.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에도 일부가 쓰인다.

이번 투자는 미얀마 가스전 확장, 해외 리튬 염호(소금호수) 인수, 그 외 해외공장 정비 및 증설 정도만 해외투자로 집행되고 나머지는 거의 다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용 규모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5년간 총 2만 명, 즉 매년 약 4000명씩 고용하는데 모두 정규직이다. 핵심인 철강 분야에 1만 명을 고용하고, 소재 및 에너지 분야에 5000명, 인프라 분야에 5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채용 인원은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포스코는 이로 인한 추가 고용 유발 효과도 약 12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자체는 기계가 대부분의 공정을 하는 장치산업이라 큰 인원이 필요 없지만 신성장동력과 첨단기술 연구, 신소재 및 신제품 연구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의 전원 국내 인력을 확충한다”고 덧붙였다.

‘철강과 리튬배터리’라는 양대 사업 분야는 권오준 전 회장이 기틀을 마련했지만 ‘본격적으로 키우는 시대’는 최 회장의 재임 기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종종 전임자가 주력했던 분야를 홀대해 불필요하게 회사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있는데 최 회장은 안정을 바탕으로 한 개혁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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