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①] 타이난 안 가보고 대만여행 논하지 말라

김재범 기자

입력 2018-08-09 05:45 수정 2018-08-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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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쟝 습지 생태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 높은 쓰차오 녹색터널. 타이난|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 대만 역사와 미식의 본고장 ‘타이난’

아마존 우림 연상 ‘그린 터널’부터
나무로 뒤덮인 ‘안핑 트리하우스’
86년 전통의 ‘하야시 백화점’까지
‘치메이 박물관’도 여행 필수 코스


대만은 이제 한 해 100만 명이 넘는 한국 관광객이 찾는 인기 여행지다. 아직까지 대만 관광은 타이베이에 많이 쏠려 있다. 이번에 방문한 타이난은 대만 남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경주 같은 유서 깊은 도시이다. 17세기부터 네덜란드의 통치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해 이후 청나라 시대에는 타이완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이후 일본 점령 시대까지도 꽤 번창했던 곳이다. 또한 오랜 역사 동안 네덜란드부터 일본까지 다양한 문화가 들어오면서 형성된 독특한 식문화는 대만 현지에서도 미식의 본고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 하나 더 언급한다면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도 타이난 출신이다)

마치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제주만 알고 있다가 경주 같은 곳에서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되듯, 유서깊은 문화유적과 화려한 미식을 자랑하는 타이난은 기존 대만여행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멋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런 자부심때문에 타이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타이난(臺南)을 가보지 않고 대만을 안다고 자랑하지 말라.”


● 수면을 물들이는 신비로운 녹색 반영, 쓰차오(四草) 녹색 터널

타이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연생태 관광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해안가에 형성된 습지 생태공원인 타이쟝 국립공원 내에 있다. 시내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마치 아마존 열대우림을 떠올리게 하는 맹그로브(mangrove) 숲이 수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다. 배를 타고 좁은 수로를 따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다. ‘녹색 터널’이란 이름처럼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머리 위로 녹색 터널을 이루고, 그것이 다시 수면에 반영을 이루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타이난 시내에 있는 하야시 백화점. 1932년 문을 연 유서 깊은 건물이다. 타이난|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하야시 백화점과 봉차(奉茶 18 teahouse)

일본 지배를 받던 당시 중심도시로 번창했던 타이난에는 당시 건물들이 아직까지 제법 많이 남아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5층짜리 하야시 백화점이 대표적이다. 1932년 개장한 대만 두 번째 백화점으로, 당시 타이난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타이난 최초의 엘리베이터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봉차는 타이난에서 꽤 명성이 있는 차관(찻집)이다. 50년 이상 된 오래된 차까지 다양한 품종을 갖추고 있는데, 이곳은 시음 외에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도 있어 도심여행의 피로를 풀기 좋다. 은근한 차향에 어울리는 차분한 실내 분위기, 고풍스런 소품과 인테리어가 여행의 힐링을 느끼게 한다.

뱅갈 보리수 줄기가 온통 벽을 뒤덮은 안핑 트리하우스의 내부. 타이난|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 폐창고가 관광 명소로, 안핑 트리하우스(安平樹屋 AnPing Treehouse)

타이완 최초의 성이 있는 안핑 지역에는 청나라 시절의 무역상 ‘덕기양행’ 건물, 주자우잉 고택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은 오래된 폐창고인 ‘안핑 트리하우스’다. 50년이상 방치된 폐창고를 거대한 뱅골 보리수 줄기가 뒤덮으면서 건물과 나무가 하나가 된 특이한 모습이 됐다. 건물을 온통 뒤덮고, 지붕을 뚫고 하늘로 치솟은 모양새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동남아 최대 규모의 서양 미술품을 보유한 치메이 박물관 전경. 타이난|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 전설의 명기 직접 볼 수 있는 호사, 치메이(奇美, Chimei) 박물관

동남아에서 가장 큰 서양 미술 박물관이다. 평소 예술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깊었던 대만 치메이 그룹 창업자 쉬원룽이 사재를 들여 건립한 뒤 타이난 시에 기증했다. 회화, 조각 컬렉션도 볼만하지만, 음악애호가라면 악기 컬렉션을 놓치지 말자. 스트라디바리, 과르넬리, 아마티 등 전설의 명기를 포함한 1000개의 바이올린부터 각종 고악기를 모은 전시관이 엄청나다. 넓은 부지 안에 유럽풍으로 조경을 꾸민 정원도 갖추고 있어 여행 인증샷을 찍기 좋다.

타이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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