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전무송家의 힘,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양형모 기자

입력 2018-08-01 18:27:00 수정 2018-08-01 19: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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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이 아니라 내용에 충실한 공연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입니다. 두 마디 설명이 필요없는 걸작이죠. 1949년에 퓰리처상, 토니상, 뉴욕 극 비평가상을 받았습니다.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고발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연극계 최고의 걸작’으로 각광받았습니다.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에 처음 공연되었죠.

이번 2018 ‘세일즈맨의 죽음’은 좀 더 각별합니다. 그 각별함의 중심에는 국민이 사랑하는 명배우 전무송(77)이 있습니다.

혹시 늘 푸른 연극제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연극제입니다. 1회 때에는 원로 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죠. 2회부터 늘 푸른 연극제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원로 연극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축제입니다. 평생 동안 오로지 연극 한 길만 걸으며 배우로, 작가로, 연출가로 연극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원로 연극인에게만 영광이 주어집니다. 게다가 지금도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이번 늘 푸른 연극제는 전무송을 비롯해 연출가 강영걸·전승환, 극작가 김영무, 배우 권성덕·오영수가 선정되었습니다. 이들의 대표작을 8월17일부터 약 한 달 동안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전무송이 선택한 단 하나의 작품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무송과 역시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전무송은 1984년 극단 성좌에서 윌리 로먼 역으로 처음 이 작품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번 출연은 무려 7번째입니다. 이 작품에 대한 그의 강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또 하나의 각별함은 이번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무송의 연극일가(一家)가 똘똘 뭉쳐 만든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연출은 전무송의 사위이자 아역배우 출신인 김진만(49)이 맡았습니다. 김진만 연출은 희곡번역까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품 전체를 총괄하는 제작PD는 배우이기도 한 딸 전현아. 주인공 윌리는 물론 전무송. 극중 아들 비프 역은 전무송의 실제 아들인 전진우가 출연합니다. 그는 몇 년 전 큰 교통사고를 당해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과 싸워야 했습니다. 이번 작품을 맡아 신중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각오를 세우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전무송의 외손자인 김태윤이 극 중 하워드 아들로 목소리 출연하니 그야말로 가문의 총출동이로군요.

여기에 후배 배우들도 함께합니다.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박순천(57)이 윌리를 존경하며 사랑하는 린다 역으로 전무송과 호흡을 맞춥니다. 학생시절 전무송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선생님과 함께 작품을, 그것도 린다 역으로 하게 될 줄이야.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며 기쁘게 임하고 있답니다.

방송과 연극무대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 온 한인수는 윌리의 벤 역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정상철(70)은 감초역할인 찰리 역을 맡습니다. 여기에 극단 그루의 젊은 배우들이 참여해 이번 공연의 의의와 뜻을 더욱 깊게 만들어줄 예정입니다. 아참, 반가운 얼굴이 한 명 더 있군요.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 잘 알려진 가수 예민이 10년 만에 다시 음악작업을 맡는다고 합니다.


극 중 린다는 이런 대사를 합니다.

“너희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많은 돈을 벌지도 않았지. 신문에 이름 한 번 나온 적도 없었고,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었어.”

김진만 연출은 “한 인간을 그려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시민의 평범하지만 그들의 고뇌를 표현한 이야기.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8월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립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80여 년 전인 1930년대에 미국에서 살았던 한 실직한 세일즈맨의 자살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명배우 전무송이 그 답을 쥐고 있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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