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 덕에…‘귀로 읽는 책’ 오디오북 시장 급성장
신무경기자
입력 2018-07-27 03:00 수정 2018-07-27 03:00
‘오디언소리’ 이용자 1년새 377%↑
직장인 A 씨(32)는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라디오, 팟캐스트의 시사 프로그램은 상식 넓히기엔 좋지만 지식이 쌓이는 느낌은 없어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으로 바꾼 것. A 씨는 “책 한 권을 두 시간 만에 ‘뚝딱’ 읽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주부 B 씨(38)는 얼마 전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집안일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 B 씨는 “성우의 박진감 넘치는 목소리와 쿵, 쾅 같은 배경음이 생생해 더 실감난다”고 말했다.
‘귀로 읽는 책’ 오디오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운동과 여가 시간에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26일 국내 최대 오디오북 제작·유통업체 오디언소리(서비스명 오디언)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현재 오디오북 유료이용 회원 수는 35만1428명으로 전년 동기(7만4552명) 대비 377% 수직상승했다. 오디오소리는 2006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1만 권 이상의 오디오북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네이버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서다. 미국 오디오 북 협회(APA)는 올해 4월 오디오북을 써 본 18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오디오북을 왜 듣는지’ 온라인 설문을 했다. 설문 결과는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81%(중복응답)로 가장 많았고,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서’(80%), ‘휴대가 간편해서’(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차(65%)에서 가장 많이 들었으며, 잠들기 직전(52%), 집안일을 하면서(45%) 듣기도 했다.
오디오북 한 권을 제작하는 데는 꽤나 많은 품이 든다. 작가 1명, PD 1명, 사운드디자이너 1명, 성우 1명 등 최소 4명이 필요하다. 작업 기간도 최소 석 달이다. 평균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700만∼800만 원. 이렇게 만들어진 오디오북은 작품별로 구매 시 6000원 정도이며 정기결제권(한 달 8900원가량)을 사서 무제한으로 읽을 수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오디오북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성우가 책 한 권을 몽땅 낭독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팬심’을 자극해 판매를 독려하고자 책을 쓴 작가 본인이나 텍스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10대들을 타깃으로 삼아 연예인을 섭외하기도 한다. 또 문맥에 맞는 배경음악(BGM)을 넣고, 감정을 담아 목소리 연기를 하도록 하는 등 종이책에선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현장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련의 텍스트 묘사를 음성으로 대체하면 읽어야 할 책 분량 자체가 줄어들어 한 권 읽는 데 2시간이면 된다.
오디오북에 손을 뻗는 기업도 늘었다. AI 스피커, 커넥티드카(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등장으로 음성 기술과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구글은 ‘구글플레이 오디오북’을, 4월에는 인플루엔셜이란 중소기업이 ‘윌라’를 내놨다. 네이버는 이달 중 오디오북 베타서비스를 공개한다.
국내에서는 오디오북이 이제 태동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종이책 시장의 6.6%(APA 조사)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미국 오디오북 매출은 2017년 현재 25억 달러(약 2조8250억 원) 규모로, 2013년(13억 달러) 대비 2배로 성장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직장인 A 씨(32)는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라디오, 팟캐스트의 시사 프로그램은 상식 넓히기엔 좋지만 지식이 쌓이는 느낌은 없어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으로 바꾼 것. A 씨는 “책 한 권을 두 시간 만에 ‘뚝딱’ 읽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주부 B 씨(38)는 얼마 전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오디오북을 듣는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집안일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 B 씨는 “성우의 박진감 넘치는 목소리와 쿵, 쾅 같은 배경음이 생생해 더 실감난다”고 말했다.
‘귀로 읽는 책’ 오디오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운동과 여가 시간에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26일 국내 최대 오디오북 제작·유통업체 오디언소리(서비스명 오디언)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현재 오디오북 유료이용 회원 수는 35만1428명으로 전년 동기(7만4552명) 대비 377% 수직상승했다. 오디오소리는 2006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1만 권 이상의 오디오북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네이버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서다. 미국 오디오 북 협회(APA)는 올해 4월 오디오북을 써 본 18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오디오북을 왜 듣는지’ 온라인 설문을 했다. 설문 결과는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81%(중복응답)로 가장 많았고,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서’(80%), ‘휴대가 간편해서’(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차(65%)에서 가장 많이 들었으며, 잠들기 직전(52%), 집안일을 하면서(45%) 듣기도 했다.
오디오북 한 권을 제작하는 데는 꽤나 많은 품이 든다. 작가 1명, PD 1명, 사운드디자이너 1명, 성우 1명 등 최소 4명이 필요하다. 작업 기간도 최소 석 달이다. 평균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700만∼800만 원. 이렇게 만들어진 오디오북은 작품별로 구매 시 6000원 정도이며 정기결제권(한 달 8900원가량)을 사서 무제한으로 읽을 수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오디오북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성우가 책 한 권을 몽땅 낭독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팬심’을 자극해 판매를 독려하고자 책을 쓴 작가 본인이나 텍스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10대들을 타깃으로 삼아 연예인을 섭외하기도 한다. 또 문맥에 맞는 배경음악(BGM)을 넣고, 감정을 담아 목소리 연기를 하도록 하는 등 종이책에선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현장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련의 텍스트 묘사를 음성으로 대체하면 읽어야 할 책 분량 자체가 줄어들어 한 권 읽는 데 2시간이면 된다.
오디오북에 손을 뻗는 기업도 늘었다. AI 스피커, 커넥티드카(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등장으로 음성 기술과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구글은 ‘구글플레이 오디오북’을, 4월에는 인플루엔셜이란 중소기업이 ‘윌라’를 내놨다. 네이버는 이달 중 오디오북 베타서비스를 공개한다.
국내에서는 오디오북이 이제 태동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이미 종이책 시장의 6.6%(APA 조사)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미국 오디오북 매출은 2017년 현재 25억 달러(약 2조8250억 원) 규모로, 2013년(13억 달러) 대비 2배로 성장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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