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민생 매우 엄중한 상황” 연이틀 최저임금 우려
최혜령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18-07-18 03:00 수정 2018-07-18 03:00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방향 맞지만 하반기 경제 부담”
정부, 당초 7%대 인상 주장
李총리 “최고의 눈코입 모은다고 최고 미남미녀 되는것 아니다”
부처간 정책 이견에 우회 경고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 것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 연속 우려를 표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자 일단 협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17일 당정협의에서 “거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와 민생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틀림없지만 하반기 경제운용 영향 측면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기재부 간부들과 한국은행을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담감을 토로한 것처럼 경제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16일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혁신경제 등을 위한 경제 심리 촉진 측면에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정부는 고용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를 우려해 예년 수준인 7%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은 2017년 7.3%, 2016년 8.1% 등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간 매년 6∼8% 상승했다. 고용감소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전인 12일에서야 “청년(15∼24세)과 중장년층(55∼64세),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서 고용부진이 감지된다”고 시인했다.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덩달아 올라 상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년 전보다 10.8% 늘어난 302조1000억 원, 1분기(1∼3월)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0.33%였다. 정부가 16일 한국은행을 찾아가 경제안정을 위한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도 사회적 약자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또 다른 약자”라며 “약자가 약자와 다툰다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포함한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한 번씩 물어보면 좋겠다”며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 시인의 시구를 읊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임금 근로자의 실질소득 인상 등 긍정적 측면보다는 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또 “장관들이 부처 일을 최고로 잘하는 것만으론 최고의 국정이 되지 못한다”며 “최고의 눈·코·입을 모아놓는다고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김 부총리와 다른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된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유근형 기자
정부, 당초 7%대 인상 주장
李총리 “최고의 눈코입 모은다고 최고 미남미녀 되는것 아니다”
부처간 정책 이견에 우회 경고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 것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 연속 우려를 표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자 일단 협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부총리는 17일 당정협의에서 “거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와 민생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틀림없지만 하반기 경제운용 영향 측면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기재부 간부들과 한국은행을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담감을 토로한 것처럼 경제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16일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혁신경제 등을 위한 경제 심리 촉진 측면에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정부는 고용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를 우려해 예년 수준인 7%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은 2017년 7.3%, 2016년 8.1% 등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간 매년 6∼8% 상승했다. 고용감소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전인 12일에서야 “청년(15∼24세)과 중장년층(55∼64세),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서 고용부진이 감지된다”고 시인했다.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덩달아 올라 상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년 전보다 10.8% 늘어난 302조1000억 원, 1분기(1∼3월)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0.33%였다. 정부가 16일 한국은행을 찾아가 경제안정을 위한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노동자도 사회적 약자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또 다른 약자”라며 “약자가 약자와 다툰다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포함한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한 번씩 물어보면 좋겠다”며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 시인의 시구를 읊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임금 근로자의 실질소득 인상 등 긍정적 측면보다는 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또 “장관들이 부처 일을 최고로 잘하는 것만으론 최고의 국정이 되지 못한다”며 “최고의 눈·코·입을 모아놓는다고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김 부총리와 다른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된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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