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s 中 6일 ‘관세 포격전’… EU도 가세땐 한국 41조 피해 우려

김재영기자 , 이새샘기자

입력 2018-07-05 03:00:00 수정 2018-07-0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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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D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엄포로 그칠 것으로 기대됐던 ‘관세폭탄’ 교차 투하가 6일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무역전쟁의 늪으로 빠져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 6일 미중 관세폭탄 교차 투하

미중 양국은 6일부터 각각 연 340억 달러(약 37조7000억 원)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산 기계, 선박, 항공우주, 통신, 철도 등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이 공을 들이는 첨단 제조업 제품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같은 규모로 미국산 대두, 옥수수, 쇠고기 등 545개 품목에 대해 ‘맞불’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이다. 주로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공화당 지역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들이다. 양국은 사실상 협상을 포기한 상태여서 예정대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하는 모양새지만 실제 관세 부과는 중국에서 먼저 시작된다. 미국과 중국 모두 ‘관세폭탄’ 부과 시점을 6일 0시로 제시했는데, 중국 표준시가 미국 동부 표준시보다 12시간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 시간으론 중국이 6일 오전 1시부터, 미국이 6일 오후 1시부터 관세폭탄을 터뜨리는 셈이다.

양측은 곧바로 추가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를 올릴 경우 반도체,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 연 160억 달러 규모 284개 품목에 25% 추가관세를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도 의료장비, 에너지, 화학제품 등 연 160억 달러, 114개 품목에 추가로 관세를 올릴 태세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EU, 캐나다, 멕시코 등은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해 보복관세 부과를 시작했고, EU는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위협에 또 다른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 간에 도발과 반격, 잠시 휴전 뒤 다시 도발과 반격이 이어지는 ‘상시 전쟁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 시간) 글로벌 무역전쟁이 1조 달러 규모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과 전 세계 상품무역액의 각각 25%, 6%에 이르는 규모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도 최대 2조 달러의 세계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확전 시 한국 수출 먹구름… 손 놓은 정부

미중 관세폭탄이 투하되더라도 당장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수출 감소분이 연간 3억3400만 달러(약 3700억 원), 국내 생산 감소분이 8억 달러(8880억 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과 가전에서 1억7000만 달러, 화학에서 4000만 달러, 자동차·부품에 2000만 달러 등 제한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전방위로 확산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분쟁이 확산돼 미·중·유럽연합(EU)이 각각 관세를 10%포인트씩 인상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액은 367억 달러(약 41조 원·총수출의 6.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손만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인 통상 정책 없이 미국의 통상 압박에 사후 대응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5월 미국과의 철강무역 협상에서 관세 면제 대신 수출량 제한 조치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중장기 통상 정책 로드맵을 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산하 신통상전략실을 3월에 신설해 놓고도 아직까지 직원을 다 채용하지 못하는 등 조직 정비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보호·관리무역으로 글로벌 무역 기조가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정부의 통상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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