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美-中-日 “공장에 불 밝혀라”… 세계는 지금 제조업 르네상스

박용 특파원 , 윤완준 특파원 , 김범석 특파원

입력 2018-07-05 03:00:00 수정 2018-09-03 0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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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공장에 다시 불이 켜지고, 적막했던 동네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든다. 달라진 미국 러스트벨트(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 풍경은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여기에 중국 일본 등 경제강국들이 제조업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제조업은 중산층의 삶의 기반이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정치적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이 더욱 공을 들인다.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삼은 미중 무역전쟁도 그 본질은 미래의 제조업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미국 제조업, 보호무역에 ‘부활의 노래’

미국 일리노이주 그래나이트시. 미 최대 철강회사 US스틸의 제철소가 있는 이 도시가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US스틸이 고로 2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고로 2기가 모두 가동되면 800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무역확장법 232조 영향 등 시장 환경과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유럽·캐나다·중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철강 가격은 급등했다. S&P글로벌 플랫에 따르면 철강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약 38%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철강산업이 다시 지붕을 뚫고 성장하고 있다. US스틸이 35년 만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3, 4년간 문을 닫았던 조지타운철강이 공장을 다시 열고 있다”며 철강산업 부활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부활은 제조업 가동률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1분기(1∼3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 제조업 가동률은 74.9%로 금융위기 직전인 76%에 근접하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일자리도 완전 고용에 가까운 호황이다. 미 실업률은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3.8%까지 하락했다.

기업 투자와 수출이 늘고 소비가 반등하면서 올해 2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3%대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8%로, 내년 성장률은 2.1%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 ‘첨단 제조’ 내건 중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은 모두 ‘첨단 제조업’을 내세워 미국을 추격 중이다.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투자는 최근 5개월간 5.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첨단제조업의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과학기술 제조업, 장비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각각 9.7%, 6.2% 늘었다.

제조업 확장세를 기존 인력이 따라가지 못하자 중국 기업들은 한국을 비롯한 경쟁국에서 핵심 인재를 빼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의 마이크론도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타깃이 됐다. 마이크론은 중국의 반도체 기업 푸젠진화반도체(JHICC)가 자사의 반도체 특허와 영업비밀을 복제했다며 지난해 말 노스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제조기업들은 ‘엔고의 덫’에서 벗어나 상품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출의 환율 민감도’는 2000년대 중반 엔화가치 10% 상승 시 수출이 3% 줄어드는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에는 엔화가치가 같은 폭 오를 때 수출 감소폭이 0.2∼0.4%였고, 지난해에는 마침내 0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싸도 잘 팔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품질을 결정하는 얇은 막가공이나 진공으로 이송할 때 쓰는 장치 등 상당수가 ‘메이드 인 저팬’이었다. 항공기 분야 역시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 등이 대표 선두기업들이지만 엔진 부품은 ‘가와사키 중공업’ 등이 생산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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