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끄떡없는 수상 태양광발전소 7월 착공

윤영호 기자

입력 2018-06-28 03:00 수정 2018-06-2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태양광 통합 솔루션기업 탑인프라 양홍석 사장

탑인프라 양홍석 사장이 25일 광주 북구 본사에서 태양광전지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전지판을 떠받치는 경사가변형 설치대는 이 회사가 표준화한 것으로, 창업 초기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다음 달 초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 착공 예정, 한국전력이 선정한 에너지밸리 스타기업, 온두라스 농촌에 독립형 태양광발전 시설 건설, 중소 태양광발전 시공업계 최초 500만 달러 수출탑 수상 등.

지난해 매출 900억 원을 넘긴 태양광발전 통합 솔루션업체 ㈜탑인프라가 그동안 달성한 기록들이다. 관련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손꼽히는 탑인프라의 성공 비결이 궁금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5일 광주행 KTX를 탔다.

광주 북구 광산업단지에 위치한 탑인프라 본사에서 만난 양홍석 사장(46)은 기자의 질문에 “차별성”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양 사장이 2006년 창업 때부터 붙들고 있는 화두였다. 당시 태양광발전소 건설업계에선 발전 효율만 따졌다. 건축구조기술사인 양 사장의 눈엔 그것만으로는 2%가 부족해 보였다. “무엇보다 구조물이 너무 취약해 보였습니다. 20년 이상 계속 사용하려면 발전설비의 안전성과 내구성이 핵심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아무리 발전 효율이 좋아도 발전 설비가 태풍에 무너지거나 훼손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런 결론을 토대로 만든 게 경사가변형 태양광전지판 설치대다. 계절별 태양 위치에 따라 전지판을 움직이면서도 튼튼한 이 설치대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계절 고정식 설치대보다 발전 효율이 2, 3% 이상 좋은 데다 안전했다. 양 사장은 “우리가 시공한 태양광발전소는 바람이 강한 해변에서도 태풍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자랑했다.

탑인프라는 지금까지 국내외 250여 곳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유지·관리했다. 이런 노하우는 그대로 회사의 경쟁력이 됐다. 대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추진한 것도 탑인프라의 자랑거리다. 2012년부터 전남 고흥군 득량만방조제 담수호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발전량 25MW)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엔 임야 등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가 일반적이었다. 양 사장은 환경훼손 등의 문제에다 지역주민의 민원도 많은 임야 태양광발전소는 점차 설 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새로운 돌파구로 수상 태양광발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사업권 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지난달 말에야 관할 관청인 고흥군에서 사업 허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양 사장은 “지난 6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올해 들어 고흥 수상 태양광발전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상태양광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씁쓸해했다. 이 사업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다음 달 초 착공한다.

탑인프라는 중소 태양광발전 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2016년 말 온두라스 농촌 2만2000가구에 독립형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3500만 달러 규모로 정부에서 사업 수주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500만 달러 수출탑도 받았다. 양 사장은 “온두라스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인프라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한전의 태양광 연계용 대용량 ESS 1호 임대 사업자가 됐다. 한전이 탑인프라 소유 전남 강진군 향촌태양광발전소(10MW 규모)에 117억 원을 투자해 ESS 설비를 구축해 주고 10년간 분할 상환 받는 형식이다.

탑인프라는 올 4월 에너지밸리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한전으로부터 연구개발(R&D) 협력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에너지밸리는 한전과 광주시, 전남도가 함께 조성 중인 에너지산업 특화 클러스터이다. 탑인프라는 지난해 10월 에너지밸리에 나주공장을 신축했다.

양 사장이 태양광 관련 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기술사 자격증을 딴 후 고향인 광주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면서부터다. 당시 공공 건축물이 태양광발전 설비를 갖추기 시작한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태양광발전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그는 당시 정회걸 설계사무소 대표(현 탑인프라 회장) 등과 함께 창업에 나섰다. 양 사장은 “이제 스타기업으로 선정됐으니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전하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광주=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