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훈풍에… 한화, 北산업용 화약시장 진출 채비

신동진 기자

입력 2018-06-20 03:00 수정 2018-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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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 TF구성 전략 마련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 속에 국내 화약제조업계가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필수인 산업용 화약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화약시장 1위인 ㈜한화는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북한 시장 진출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타고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교통 사회간접자본(SOC), 산업단지, 주택, 전력, 식량 등 인프라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우선 경협 사업으로 지목된 철도 도로 연결을 비롯해 다른 인프라 사업을 위해서도 산업용 화약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남북 교통 인프라 추진’ 간담회를 여는 등 정치권도 경협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한국의 산업 인프라 구축 경험에 비춰 북한 화약시장이 앞으로 연간 12∼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화약 수요량은 10년 뒤 화약 7만6000t, 뇌관 2700만 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남한의 현재 수요량과 비슷한 수치다.

국토연구원은 북한의 인프라 투자비용을 약 54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연간 SOC 투자비용(약 19조 원)의 2배가 넘는 액수다. 대북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산업용 화약 산업시장은 10년간 수조 원대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는 연산 약 10만 t 규모의 산업용 화약 제조 시설이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돼 고품질 산업용 화약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과거 대북경협 사업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 수요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는 1997∼2003년 함경남도 신포시 경수로 공사, 2003∼2004년 경의선·동해선 철도 공사, 2003∼2009년 개성공단 개발 사업 등에 참여했다. 경협이 본격화되면 제품 운송이 용이한 거점 지역을 마련해 충북 보은 공장에서 생산한 산업용 화약·뇌관을 육상 및 해상 경로를 통해 운송할 계획이다. 화약 수요가 늘어날 경우 원재료 조달이 쉬운 북한 내 생산거점도 구축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화와 함께 국내 화약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고려노벨화약도 경협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1999년 금강산 해로 관광을 위한 부두(장전항) 개발공사에 참여했다. 물자를 실어 나를 초대형 선박 통과 등을 위한 수중 발파 작업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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