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상권 지각변동 예고… 주거지 인근 상가 주목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6-12 17:00 수정 2018-06-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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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상권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파급 효과로 ‘저녁 있는 삶’이 보장되면서 주거지 인근 대단지 내 상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월 국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이 제도가 우선 적용된다. 300인 미만 500인 이상 기업은 오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며 50인 미만 5인 이상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단축 근무가 이뤄진다.

개정안에 따르면 평일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야근이나 휴일 근무가 최대 12시간을 넘으면 안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PC 오프제가 도입돼 퇴근시간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됐고 출퇴근 시간 선택제 등을 통해 업무 방식 개편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 조성된 상권이나 고정수요를 독점할 수 있는 대단지 내 상가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직장인 ‘칼퇴근’ 여건이 보장되면서 평일에 여가를 즐기거나 자기계발 및 취미생활을 위한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곧 주거지 인근 ‘내 집 앞 상권’ 이용객 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해당 상가 매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상가 매출 증대는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 주 5일 근무제 사례를 통해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연도별 신용카드 이용실적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 5일 근무제 시행 이후인 2005년 기준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547조4190억 원이었다. 이후 2006년 375조740억 원, 2007년 407조3360억 원, 2008년 449조3250억 원, 2009년 457조8140억 원, 2010년 493조4250억 원, 2011년 521조9830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 기간 연간 평균 상승폭은 6.6%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대비 작년 신용카드 이용금액 상승폭인 4.8%보다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주 5일 근무제 시행 당시 주말 근무 부담이 줄면서 도심 외곽 지역 관광지 상권이 부각됐다”며 “이번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은 평일 근무시간 단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수도권 내 주거지 인근 상권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남과 수원, 화성, 안산, 용인 등 5개 지역은 경기도와 인천시 41개 시·구·군 중 사업체 근무자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해당 지역 상가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수요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안산사동90블록피에프브이는 이달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고잔신도시 90블록)에서 그랑시티자이 1차 단지 내 상가인 ‘그랑시티자이 에비뉴’를 선보인다. 이 상가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는 오는 2021년 이전에 단지 입주가 마무리될 예정으로 빠른 상권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양 관계자는 강조했다. 상가는 시화호나래길을 따라 약 400m 길이의 스트리트 상가로 조성되고 시화호 조망권을 확보해 집객력을 높일 예정이다.

여기에 상가 인근에 위치한 132만㎡ 규모 정원·에코밸트인 ‘세계정원 경기가든(가칭, 계획)’ 사업(2020년 착공 예정)이 마무리되면 이곳은 경기 서남부권을 대표하는 나들이 상권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지상 1~2층으로, 총 123개 점포로 구성되며 전용면적은 대다수가 약 30~40㎡로 공급된다.

임민섭 상림디엠텍(분양대행사) 대표는 “이 상가는 7653가구 규모 그랑시티자이(1, 2차) 단지 내 상가로 고정수요만 약 2만여 명에 달하고 인근 송산그린시티(8000여 가구) 수요를 포함하면 배후수요만 총 4만여 명 규모를 갖췄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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