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바람 여전한 분당-수지 아파트값… 과천은 급락

강성휘 기자

입력 2018-06-11 03:00 수정 2018-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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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경기 3강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수지구, 과천시 등 올해 들어 경기도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상위 세 곳의 희비가 최근 들어 엇갈리고 있다. 철도 등 개발 호재가 뒷받침되는 분당과 수지는 연초 상승세가 최근까지 이어지는 반면 재건축 단지가 몰린 과천은 상승세가 연초에 반짝하고 그치는 등 이른바 ‘경기 3강(强·3대 강세 지역)’의 분위기 차이가 확연하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5월 말 기준)은 8.46%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상승률(4.66%)보다 4%포인트가량 높다. 5월 한 달에만 0.84% 오르며 강남구(0.57%)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 전용면적 129m²는 올해 2월 11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약 한 달 만에 1억2000만 원 올랐다. 현재 나온 매물 호가는 12억 원 안팎이다. 서현동 ‘시범한신’ 전용 133m²는 3월 12억 원에 거래된 데 이어 최근 호가가 12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 이 단지 전용 133m² 거래가가 10억 원을 넘긴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분당과 맞닿은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시장 역시 최근 들썩이고 있다. 수지구 아파트값 월별 상승률은 1월까지만 해도 경기 평균 수준(0.12%)인 0.11%에 그쳤지만 3월 들어 0.72%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꾸준히 월 0.6% 이상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44%로 경기 지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수지구 죽전동 ‘벽산타운’의 경우 지난해 4억8700만 원에 거래됐던 전용 114m² 호가가 최근 6억2000만 원까지 뛰었다.

이 두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개발 호재다. 가장 두드러진 건 4월 개통한 신분당선 미금역이다. 금곡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호가가 미금역 개통을 전후로 최대 2억 원 넘게 뛰었다”고 전했다. 미금역과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수지구 죽전동 시세도 덩달아 올랐다. 여기에 신분당선 연장선 계획,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 판교 제2테크노밸리 개발 호재가 더해지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반면 올해 누적 상승률이 2.57%로 경기에서 분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과천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월 단위로 상승률을 쪼개보면 시간이 갈수록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첫 ‘로또 아파트’로 불린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이 분양된 2월 과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1.06%까지 뛰었지만 다음 달 0.28%로 급락했다. 이어 5월에는 0.08%까지 줄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과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3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당과 수지의 경우 정부 규제 풍선효과에 개발 호재가 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고 있는 반면 과천의 경우 주요 상승 동력인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정부 규제의 여파로 여전히 침체를 보이면서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분당과 수지 역시 과천처럼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단기간 가격이 급등해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진 데다 이들 지역 선행지표라고 볼 수 있는 강남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이러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시장 위축 조짐은 거래량 추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분당 아파트 거래량은 3월 1173건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된 4월 424건으로 줄었다. 수지 역시 2월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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