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위성안테나 40개… 수십개 선박위치 손금보듯

황규락 기자

입력 2018-06-08 03:00 수정 2018-06-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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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금산위성센터 가보니
데이터 사용량 등 실시간 표시… 위성 통해 북한과 직접통화도
배-비행기서 인터넷접속 가능, “위성중계서 서비스사업자로”
올 해외매출 200억원대 기대


KT SAT 직원들이 충남 금산위성센터에서 위성 안테나를 점검하고 있다. KT SAT은 지난해 무궁화7호와 5A호 발사 후 초고속무제한해양위성통신(MVSAT)과 항공기와이파이서비스(IFC) 등 다양한 위성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KT 제공
7일 서울에서 3시간을 달려 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다다르니 거대한 안테나가 눈에 들어왔다. 지름 27.4m에 달하는 거대한 위성 안테나였다. 그 뒤로 40여 개의 크고 작은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1969년에 지어진 이 안테나가 우리나라 위성통신 역사의 시작이었어요.”

김기태 KT 샛(SAT) 금산위성센터 센터장이 말했다. 1970년 문을 연 이후 금산위성센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의 위성 전문 자회사 KT SAT이 운영하는 금산위성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위성센터로 주로 위성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센터 내부로 들어가니 각종 기계와 모니터로 가득 채워진 해상서비스운영팀이 나왔다. 모니터 화면 속 지도에는 수십 개의 선박 위치가 파란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래프가 움직이며 각 선박의 데이터 사용량과 장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위성서비스운영팀의 책상에는 북한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도 놓여 있었다. 위성센터 관계자는 “이 전화기로 분기마다 북한과 직접 통화하며 항공기 관제 통신 등의 위성망을 점검하는 핫라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KT SAT은 그간 위성의 중계기 대역을 위성방송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사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이제 위성 서비스 사업으로 확장 추세다. 위성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금산위성센터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원식 KT SAT 대표는 “매출 비중의 절반이 넘는 중계기 사업에서 이제는 서비스 사업자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위성 서비스 사업은 초고속무제한해양위성통신(MVSAT)과 항공기와이파이서비스(IFC) 등 신사업 영역에 집중돼 있다. 배와 비행기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MVSAT은 해상에서 일정한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게 해준다.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IFC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비행 중에 와이파이에 접속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IFC는 2015년 333대 비행기가 적용했지만 2025년에는 5193대의 비행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T SAT은 지난해 무궁화7호와 5A호를 발사했다. 두 개의 신규 위성으로 멀리는 아라비아해까지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영역이 더 넓어지면서 해외 매출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T SAT은 올해 200억 원대의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 위성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북한에는 통신과 방송망이 보급되지 않았지만 위성망을 사용하면 일주일 안에 북한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진다.

한편 KT SAT은 무궁화3호 위성 소유권을 두고 홍콩 위성사업자 ABS와 국제 소송을 벌이다 패소한 것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면서 “올해 7월 뉴욕연방항소법원에 다시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재판 결과를 볼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산=황규락 기자 rock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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