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 10부/결 - 투자유치 성공을 위한 조언

동아닷컴

입력 2018-05-28 15:40 수정 2018-05-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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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순서]
시작하며 - 투자를 기대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 - http://it.donga.com/27517
1부 - 투자자 구분,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20/
2부 - 펀드(투자조합) 결성 과정 알아보기 - http://it.donga.com/27545/
3부 - 최근 결성 펀드와 펀드별 목적 분야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80
4부 - VC의 투자 프로세스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98/
5부 - 투심위 부결 주요 원인 파악하기 (1) - http://it.donga.com/27620/
6부 - 투심위 부결 주요 원인 파악하기 (2) - http://it.donga.com/27650/
7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1) - IR 자료 작성하기 - http://it.donga.com/27686
8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2) - 기업가치 산정하기 - http://it.donga.com/27718/
9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3) - 계약서 주요 이슈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760/

10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4) - 투자유치 성공을 위한 조언

이번 10부 마지막 글에서는, 연재를 마무리하며 앞서 언급한 중요 내용에 대해 다시 요약/정리하고, 그 동안 다루지 못했던 조언도 추가하고자 한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 10부(출처=IT동아)


1) 투자유치 및 자금조달 수단 중 VC는 여러 방법 중 하나에 불과

기술 개발, 양산, 운전자금 등의 목적으로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 투자유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며, 게다가 VC로부터의 투자유치는 그 중의 또 하나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많은 창업자/대표이사가 VC 투자유치를 일견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유치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면서도 효과없이 시간만 흐른다면, 개인이나 회사 입장에서나 생존에 위협을 받을 만큼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따라서, 기업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가장 효율적인 자금 조달법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시간(타이밍)'도 매우 중요한 성공변수이므로, 적절한 타이밍에 자금을 조달하는 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좀더 광범위하게 보면, 정부 지원사업 등도 고려할 수 있는 패(카드)가 분명히 될 수 있다.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 및 은행차입, 엔젤 및 액셀러레이터 투자유치, 전략적투자자 유치 등 VC 투자유치 외에도, 기업마다 고려할 수 있는 자금조달수단은 분명히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2) 매력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창업자/기업이 결국 투자유치에 성공

총 9부의 연재를 관통하는 일관된 논지는, VC에게 투자 받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준비가 충분히 돼야 하고, 아래 9가지 중 몇 가지를 투자자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

만일 아래 9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기업이 있다면 '퍼펙트(Perfect)하다'는 표현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 하다. 만일에 1개 조차도 어필하기 힘들다면 준비가 더 필요하다. 현재 상황에서 투자유치과정을 진행한다면, 좋은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1. 고객 삶의 패러타임을 바꿀 수 있는 파급력의 아이템
2. 이머징 트렌드로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아이템
3.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아이템
4. 이머징 트렌드의 길목을 지키고 올라탈 수 있는 역량의 아이템
5. 기술 또는 브랜드의 차별화 및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
6. 디테일한 현실 감각에 기반한 비즈니스 역량의 창업자
7. 일에 대한 선한 의도, 사명감, 열정을 가진 창업자
8. 다음 단계 투자유치가 가능한 아이템 및 기업
9. 성공적인 EXIT 가능성의 기업


3) 국내 VC 환경에서 심사역 개인의 권한은 제한적

연재 4부에서 VC의 일하는 방식과 투자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는데, 국내 VC 환경에서 심사역 개인의 권한은 분명히 제한적이다. 창업자/대표이사 입장에서는 매일 보는 심사역이 해당 VC의 의견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창업자/대표이사 입장에서는 해당 심사역이 이런저런 자료를 요청하고, 계약서 항목 조율에서 귀찮게 한다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그 심사역'이 해당 VC에서는 '우리 회사'에 가장 우호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역시 투자를 진행하고 싶기 때문에 투심위를 통과시키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는 중이라 이해해야 한다. 투심위를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해당 심사역은 창업자/대표이사 입장에서는 결정적 아군이다.


4) 작은 성과라도 1등을 해본 기업은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

2015년에 접했던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의 한 기사 내용이 크게 마음에 와닿아 기억에 남는다. VC로 커리어를 전환한 이후 강연이나 멘토링/컨설팅할 때면 항상 이를 반복 언급하는데, 초기기업에게 성장전략 또는 성공전략으로서 아주 훌륭한 인사이트를 준다고 생각한다.

<그림 10-1> 1등 효과 (출처=동아비즈니스리뷰)

가령 A기업이 위치해 있는 시장의 규모가 굉장히 크고, 이 시장의 생태계에 2,000개의 플레이어가 있는데 이 중 A기업이 '확실히 100등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가정하자. 반면 B기업은 이머징 마켓에 위치하다 보니 현재의 시장규모는 작지만, 해당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기업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대부분의 투자자에게는 B기업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생태계 주도권을 쥐지 못한 기업과 주도권을 쥐고 산업/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업과는 매력도가 다른데, 앞의 동아비즈니스리뷰의 '1등 효과'와 일맥상통한다.

물론 1등의 여부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해야 설득력이 있다. 테니스 선수 조코비치의 '1등 효과'는 초기기업이 시장을 타겟팅하고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기사 참고 - http://dbr.donga.com/article/view/1203/article_no/6821)


5) 회계 이슈는 누적되면 한 번에 정리하기가 힘든 속성

지난 4부와 6부 연재에서도 회계적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있지만, 재차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창업자/대표이사가 회계 지식이 얕기도 하고, 또 사업이 잘 되는 게(즉 돈을 잘 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개 회계를 등한시하곤 한다. 회계에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여기지도 않는 것 같고, 초기기업일수록 회계 관련 문제는 그저 남의 얘기라며 간과하는 경우도 많다.

핵심으로 이해해야 할 내용은, 스타트업일 때 잘못 관리한 회계 데이터는 몇 년 뒤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회계는 누적되는 속성 때문에 한 순간에 정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창업하는 순간부터 증빙을 남기고, 문제가 되지 않게 관리하는 습관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6) 투자집행 여부를 떠나 핏(fit)이 맞는 투자 심사역과는 관계 유지가 필요

연재 4부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한 대로, 투자 프로세스 자체가 길고 그 긴 과정 중에서 이슈가 도출될 경우 투자가 최종 부결될 가능성은 어느 기업에나 존재한다. 투자유치가 부결되면 서로가 껄끄러워지는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투자 프로세스 상 오랜 기간 동안 담당 투자 심사역을 보고 지내면서 인간적으로 알고 지낼 만한 사람이라 판단된다면 관계를 지속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가령 다른 VC와 투자를 진행하게 될 때도 자문을 받을 수 있다. 해당 VC의 투자문화나 계약서 작성 관련한 조언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 창업자/대표이사라면 전략, 마케팅, 영업 등 1인 3역, 1인 5역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아이디어 고갈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 심사역이 다양한 업체를 검토하면서 이해하고 있는 시장/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총 10회에 걸쳐 창업자/스타트업이 '투자'라는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 매체에 기고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내용은 부득이하게 덜어냈고, 글로 표현하기에 맥락을 전달하기가 어려워 제대로 쓰지 내용도 분명히 있다.

전체적으로,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예상했던 내용의 70~80% 정도를 설명한 것 같다. 그렇지만 VC라는 다소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이너서클(inner-circle)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보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생생함은 전달했다고 자부한다.

이 연재에서 미처 전달하지 못한 20~30%에 대해서는 창업자/스타트업 스스로 각종 보육기관, 벤처기업 육성 역할을 하고 있는 협회 등에서 멘토링과 컨설팅을 통해 채우기를 기대한다.

10회 연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기 전에,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정리한다.

VC를 포함해 엔젤, 액셀러레이터, 정책자금 등으로부터 결국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매력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매력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 IR자료 잘 만들기 및 발표 잘 하는 법, 협상 잘 하는 법 등이 투자유치 과정 상의 스킬(skill)로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이 매력 있으려면 전략과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 등의 근간부터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일관된 주장이다.

10회의 연재에서 언급한 많은 내용들이 일종의 자가 체크리스트로서 창업자/스타트업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창업을 통해 인생의 2막 또는 3막을 열어가는 많은 창업자들이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성공 기업인'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편집자주] 저자는 본 10회 연재 내용을 포함한 단행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부크크>를 2018년 5월에 출간했다.


글 / (주)비아이지글로벌 파트너/이사 김민성 (yaacksan@bigglobal.co.kr)
비아이지글로벌은 영국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유럽, 미국, 중국 등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에 특화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중국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大公坊(대공방)'의 국내 유일 공식 파트너로서 '대공방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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