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에도 ‘백인백색’… 특색에 맞춰 다양한 모델 찾아야

주애진 기자

입력 2018-05-04 03:00 수정 2018-05-04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동아 모닝포럼 ‘성공적 도시재생’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2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제안이 소개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도시재생은 이거다(이래야 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이미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아니다. 100가지 환경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100가지 방안이 필요하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2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추구해야 할 다양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이날 포럼은 ‘성공적인 도시재생과 국토 균형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도시재생 뉴딜은 정부가 5년 간 전국 500곳에 50조 원을 투입해 낙후한 지역의 주거·생활·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68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서울을 포함해 100곳 안팎의 사업지를 추가로 선정한다. 손 차관은 “올해 선정될 사업지의 약 70%는 지방정부가 알아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사업을 위해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등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유병권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과거에는 (도시재생이) 지자체에서 주민으로 바로 내려가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지원센터가 중간에서 시민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방식의 중간 조직이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지자체가 기획안을 만드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서민호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장은 다양한 해외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인구 5만 명 규모인 일본 규슈의 다케오시는 특별한 도서관 하나로 도시의 활력을 되찾았다. 다케오시는 2013년 시립도서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스타벅스와 연계해 이용자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독서와 문학콘서트를 즐기며 머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자 연간 100만 명이 이용하는 명소가 됐다. 이 중 40%는 히로시마, 오사카 등에서 찾아오는 외지인이다.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시는 쇠락한 중소도시의 중심지 기능을 교통 네트워크로 되살린 사례다. 도야마시는 도심 인구가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2009년 중심시가지를 순환하는 환상(環狀)형 트램을 완공했다. 또 트램 역 인근에 집을 짓는 건설사에 보조금을 주는 등 중심시가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40, 50대 중년층이 다시 돌아오면서 도야마시 인구는 2008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 센터장은 “정부가 공적지원을 하고 민간이 창의적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지역거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국내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서도 민간을 활용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도시재생 스타트업인 어반하이브리드 이상욱 대표는 “도시재생은 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가진 민간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자본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끌어들일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은 “미국처럼 기존 기업들의 활력과 자금을 도시재생 스타트업과 연결해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청년들에게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이날 포럼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축사를 통해 공공과 민간의 조화와 협력을 당부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