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33〉다이어트에 좋은 완두콩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입력 2018-04-30 03:00 수정 2018-04-30 03:00
완두콩 파스타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반짝이는 연녹색 콩이 밥 위에서 하나씩 귀한 자태를 드러내는 완두콩밥은 쑥밥과 더불어 어린 시절의 봄을 기억나게 한다. 강한 향의 쑥밥보다는 완두콩밥을 더 좋아했던 나는 엄마 옆에 앉아 콩꼬투리를 열어 콩을 분리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엄마는 일을 하면서 아빠와의 연애담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어려웠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원래는 잡초로 구분됐지만 밀 경작지 사이사이에 심어 굳이 비료를 주지 않아도 서로 영양을 공급받는 자연농법이 알려지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적으로 품종 개발이 이뤄져 완두콩과 스노피 종을 쉽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완두콩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페르가나 지역이며 가까운 동유럽으로 먼저 퍼지고 5세기에는 중국을 거쳐 9, 10세기에 일본까지 들어갔다.
완두콩을 얘기할 때 빼놓으면 안 되는 인물은 19세기 중엽 오스트리아 수도사 멘델이다. 완두콩 2만8000그루를 직접 기르고 교배해 유전의 법칙을 처음 알아냈다. 유전자의 개념을 처음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었다. 하지만 죽는 날까지도 그의 연구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세기 초 다른 과학자들의 비슷한 연구로 재발견되면서 ‘멘델의 법칙’이라 불리고 교육과정을 통해서 누구나 잘 알게 됐다.
중세시대 마른 콩은 기아를 막기 위한 유럽 서민들의 대표 음식으로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이탈리아의 거부 메디치 가문의 딸 카트린이 프랑스의 헨리 2세와 정략결혼을 하면서 전용 요리사와 함께 전 세계 교역으로 구해온 희귀한 식재료도 함께 가져갔다. 그중의 하나가 완두콩이었다.
17, 18세기 영국인들이 정원에서 금방 딴 신선한 완두콩 요리를 선호하게 되면서 전 세계인도 부드러운 완두콩 사랑에 빠졌다. 마르고 딱딱한 콩보다는 냉동이나 통조림으로 가공된 제품의 선호도가 더 높으며 영양과 포만감, 섬유질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특히 섬유질은 우엉보다 더 높아 변비에 도움이 된다.
중국식 만두 샤오마이는 맨 위에 완두콩 한 알을 얹어야 완성된다. 엄마가 만든 노란색 카레 위에 두세 알 흩어진 완두콩은 봄이 왔다는 신호였다. 내가 일본을 떠나 세계를 돌면서 완두콩으로 봄을 느끼고 즐기는 사람들이 각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랑스인들은 겨울에는 마른 완두콩을 불린 후 삶아 고기나 햄과 곁들이고 봄이 되면 신선한 완두콩과 민트를 곁들인 차가운 수프를 즐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삶은 후 치즈와 민트, 마늘과 올리브오일을 넣고 섞어 샐러드나 파스타로 완성한다. 중국인들이 품종 개발을 한 스노피는 콩을 담은 씨방으로 살짝 데치거나 볶아 먹는다. 고기나 해산물에 곁들여 개발된 요리가 아주 다양하다.
나는 해마다 텃밭에 완두콩과 스노피, 두 종류를 심는데 이른 아침 이슬을 맞은 새순과 부드러운 스노피를 따 당일 요리한다. 신선함이 건네주는 달콤하고 풋풋한 맛과 색, 나비 같은 아름다운 모양새를 한 접시에 담아 매일 봄을 맞이한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비즈N 탑기사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옆건물 구내식당 이용”…고물가 직장인 신풍속도
- 편의점 택배비 인상…e커머스 ‘반품교환’ 택배비도 오른다
- 둔촌주공 38평 입주권 22억 넘어…잠실 ‘엘리트’ 추격
- 엄마 따라 밀레-보쉬 쓰던 伊서… 삼성, 가전 최고 브랜드로
- 물 건너간 ‘금리인하’…집값 반등 기대감에 ‘찬물’ 끼얹나
- [DBR]기그 노동자 일하게 하려면… 개인의 목표와 관성 고려해야
- 카드론 잔액 또 늘며 역대 최대… 지난달 39조
- “비용 걱정 뚝”… 가성비 소형AI-양자AI가 뜬다
- [DBR]리더이자 팔로어인 중간관리자, ‘연결형 리더’가 돼야
- 사과값 잡히니 배추·양배추 들썩…평년보다 2천원 넘게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