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함께 가면 더 멀리 가죠”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4-30 03:00 수정 2018-04-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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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계, 산업계에 상생(相生)이 무르익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업체들은 과거의 불균형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 서로 돕고 협력하고 시너지 효과를 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기업들은 협력사들을 위해 인재채용 박람회를 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협력사 지원 나선 대기업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7월 경영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진출, 고용지원 등 4대 분야에서 협력사 지원 방안과 협력사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4월에는 서울을 시작으로 안산, 울산, 광주, 대구, 창원에서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도 매년 확대되면서 협력사도 덩달아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해외 거래, 해외 동반진출 기회도 늘어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는 협력사의 제조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생산라인 자동화, 정보화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며 상생협력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상생의 핵심이 협력회사의 제조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LG전자가 축적한 자동화 및 정보화 관련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전수 중이다.

삼성SDS는 파트너사 사업경쟁력 확보와 경영안정을 위해 상생경영펀드를 조성했다. 또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노력해 거둔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성과공유제도 시행하고 있다. 삼성SDS는 파트너사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특허 출원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국내외 협력사들의 우수한 솔루션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솔루션 페어도 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20개 협력사와 77건의 계약을 체결해 사업기회 발굴을 지원했다.

GS칼텍스는 중소 협력사가 제조생산기술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혁신파트너십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협력사의 자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2016년부터 중소 제조 협력사를 대상으로 추진 중이다. 또 서비스 용역을 구매할 때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는 ‘저가 심의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입찰 가격을 과도하게 낮게 책정한 업체는 입찰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출혈경쟁을 방지한다.

효성의 각 사업부는 매년 2회 이상의 협력업체 간담회를 열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중공업사업부는 초고압 변압기 등에 부품 및 원자재를 공급하는 22개 협력사를 초청해 상생 간담회의 일환으로 북한산 둘레길 산행을 실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협력업체 상생간담회, 협력업체 소통데이(Day), 고충처리 및 제안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 상생만족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경영에 반영 중이다.

지역사회 나눔·문화인프라 구축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인 1후원’ 활동을 기본급의 1%를 기부금으로 조성하는 행복나눔 1% 상생기부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율이 전체의 약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을 쉽게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주니어 공학교실을 열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와 협력하는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은 2005년 첫 수업 이래 매년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중공연에서부터 고품격 클래식까지 다양한 공연프로그램을 주최 또는 후원하며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클래식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한화 팝&클래식 여행 공연을 열고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등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2014년부터 넷마블이 5년째 운영 중인 어깨동무문고는 유아, 초등학생 시기부터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고 주변의 장애아동과 건전한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장애 당사자의 시선으로 장애인권을 표현하기 위해 우수한 장애작가를 발굴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넥슨은 2010년부터 개발자 콘퍼런스(NDC)를 학생들도 참관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NDC는 넥슨이 운영하는 지식 공유 콘퍼런스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최대 규모의 행사다. 게임과 관련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획이나 운영, 프로그래밍 등에 대해 서로의 경험과 이해를 나누는 ‘지식의 장’이다.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통해 취약계층에게 문화체험, 역사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재단이 교통편과 부대비용 등을 지원하는데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만8000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2014년부터는 지역사회 봉사팀이 전국 지역아동센터의 아동청소년을 돕는 ‘드림위드 프로젝트’ 활동도 벌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생과 시너지는 기업의 중요한 무형(無形)자산이라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활동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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