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창KTX 좋다던데…” 언급에 철도 관련株 급등

강유현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4-28 03:00 수정 2018-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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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2500선 돌파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던데….”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 고속철도(KTX) 기술을 높게 평가했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철도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한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2박 3일 동안 네 차례 경강선 KTX를 탑승했다.

2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북 경협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철도 관련주인 현대로템(4.31%), 대호에이엘(13.62%), 푸른기술(30%) 등이 크게 상승했다. 정상 간 비공개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평창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화답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 접경지역 인프라 투자,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증시에 일부 반영됐다. 금강산에 리조트를 보유한 에머슨퍼시픽(4.29%), 한국전력(2.82%) 등의 주가가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 인상으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 한 달 만에 장중 2,500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76포인트(0.68%) 오른 2,492.40, 코스닥은 7.10포인트(0.81%) 오른 886.49에 마감했다. 지난 한 주간 1조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이날 1458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6.60원으로 전일 대비 4.3원 하락하는 등 6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앞서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회담 직전까지 증시가 상승했지만 회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한미,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져 있는 만큼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미,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의 만남에 재계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회담의 성과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새로운 지평이 펼쳐지길 희망한다”며 “경제계는 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등 경협 여건이 성숙되면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의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논평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신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관계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남북 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무역협회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남북 교역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은 개성공단 조기 가동과 남북 경협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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