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와해’ 관련 압수수색 당한 경총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4-27 03:00 수정 2018-04-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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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회장 간담회 직전 이뤄져, “진행중인 사안, 결과 지켜보겠다”
문재인 정부 개헌안엔 반대입장 보여, “정규직 직접고용 명시는 부적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사상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날 손경식 경총 회장(79·사진)이 국민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국회통과가 사실상 물 건너간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서는 “정규직 직접고용 등의 내용이 조금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26일 손 회장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무난하게 진행될 예정이던 이날 간담회는 시작 3시간 전에 검찰이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압수수색하며 갑자기 관심이 쏠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사협상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인 각 지역 서비스센터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단체협상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개입해 노조 와해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로 보인다.

손 회장은 “책임 있는 사용자 단체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해왔는데 오늘과 같은 일이 생겨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을 담았던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개헌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기본권의 구체적인 사항은 하위법률에 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정규직 직접고용 등을 헌법에 규정하기에는 조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재계의 우려가 많았지만 경제단체 수장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사태가 커지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 사태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 전체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법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기여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좋은 회사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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