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무의 오 나의 키친]〈32〉바다의 향을 선사하는 조개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입력 2018-04-16 03:00:00 수정 2018-04-16 03:00:00


어린 시절 대부분은 해안가에서 낚시나 수영을 하거나 게, 조개를 잡으며 하루 종일 놀았다. 간조 시간에 맞춰 잠깐이면 한 양동이를 쉽게 채울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 물에 씻어 그대로 요리를 시작했다. 항상 모래를 씹으면서도 해감을 빼야 먹는다는 생각은 못 했다. 1L 물에 세 큰술 정도의 소금을 넣으면 바닷물의 농도와 같은 3∼3.5%가 된다. 신문으로 덮고 실온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조개가 모래를 토해 낸다는 것은 훗날 요리를 배우며 알았다.
조개를 잡기 위한 최적의 시간은 간조 때이며 해안과 물이 접한 곳까지 가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육지 쪽으로 이동하며 채취한다.
조개구이를 즐기는 한국인, 일본인도 많지만 뉴요커들의 조개 사랑도 만만치 않다. 즉석에서 깐 조개를 그대로 먹거나 레몬즙, 칵테일소스 등을 곁들인다. 튀김이나 클램차우더라는 조개 수프와 함께 비스킷을 곁들인다.
한국은 새조개, 피조개, 모시조개, 꼬막, 대합, 바지락 등 다양한 종류의 조개를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나라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조개는 날것 그대로나 새콤한 무침, 샤부샤부로 먹다가 국물이 졸아들면 밥과 김, 참기름을 넣어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면 제맛이다. 쫀득하고 달콤한 조개 맛은 바다의 향을 그대로 선사한다.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대합과 바지락을 이용한 스시를 만들었다. 선사시대 패총 유적도 전 세계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뉴잉글랜드의 조개구이 방법은 인디언들의 조리법으로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돌덩어리를 불에 얹어 뜨겁게 데운 후 구덩이를 파 중앙에 놓는다. 그 위에 미역을 깔고 조개, 옥수수 등을 얹는다. 그 위에 미역과 도톰한 캔버스 천을 덮어 1∼2시간 둔다. 일종의 찜 방식의 조리법으로 직접 불에 구워 먹는 것보다 향과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대로 먹어도 간이 잘돼 있어 상관없지만 레몬즙과 녹인 버터를 뿌려 먹는다.
원래는 여자들만 참여하는 행사였던 하마오리의 유래를 알게 된 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입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는 어느 날 마을 공주가 꽃미남을 만나기 위해 매일 밤 돌아다니다 임신을 했다. 점쟁이는 괴물의 아이가 태어나는 걸 막기 위한 처방을 내렸다. 대(大)간조 때에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모래사장을 밟고 걸어가 가장 깊은 쪽 물가에서 정성들여 기도한 후 바닷물로 몸 아랫부분을 씻었다. 순간 어린 뱀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공주가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씻고 다시 깨끗해진 날이 3월 3일이었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비즈N 탑기사
- 도로에 쏟아진 맥주병…맨손으로 치운 여학생들 (영상)
- ‘만5세 입학’ 논란인데…교육감 단체성명 없는 까닭은?
- 동생 돌봄받는 아기가된 13세 금쪽이…이상행동에 스튜디오도 충격
- “나 돈 많아” 서울 주택가에 2200만원 뿌린 이라크인
- 광장시장 김밥 먹고 댓글엔 하트…CNN ‘韓 가상인간 열풍’ 조명
- “짬뽕값 못 드려 죄송” 뒤늦게 중국집 주인에 빚갚은 시민
- “엄마 나 폰 액정 깨졌어” 메신저 피싱 조직 무더기 검거
- 13억 이어 연금복권…같은 가게서 복권 2번 당첨된 美 행운남
- 강남 한복판 상의탈의男-비키니女, 결국 경찰조사 받는다
- 배슬기, 폭우 피해 근황 “집이 무너지고 있음”
- 115년만 폭우에 유통업계 ‘날벼락’…별마당도서관도 누수
- “한국여행객 압도적 1위”…한국인 몰리는 해외여행지는? [여행라이브]
- 네카오 토종 SNS, 인스타-틱톡과 ‘영토싸움’
- 하룻밤새 폭우로 4800대 침수…보험사 손해액 660억원 육박
- PC방 “임대료 270만원인데, 전기료 350만원”…소상공인 ‘전기료 한숨’
- 한전, 2분기 영업적자 5조 원 이상 예상…전기료 인상 필요성 커져
- 침수차 6800대…이런 경우 보험금 못 받는다
- 금리 인상 끝이 보인다? …신흥국 주식·채권 펀드로 자금 유입
- “다시 내리막 오나”… 웃지 못하는 정유업계
- 편의점 “MZ세대 잡아라”… 유튜브 경쟁에 콘서트 열고 트렌드 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