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든 심장, 젊고 건강한 상태로 바꿀 수 있을까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8-04-16 03:00 수정 2018-04-16 03:00
美 연구팀, 심장기능 개선방법 찾아
늙고 병든 심장을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까. 최근 과학자들이 심장을 뛰게 하는 심장근육세포의 수명을 연장해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았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같은 심혈관계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파크 스리바스타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를 이용해 쥐의 심장근육세포를 세포 재생이 활발한 젊은 상태로 회복시키고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지난달 22일자에 발표했다.
심장근육세포는 태어난 직후부터 재생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중년 이후에는 세포를 복제하는 체세포 분열이 멈춰 재생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고지혈증과 당뇨, 흡연 등으로 심장동맥에 충분한 혈류가 흐르지 못해 심장근육세포가 수백 개씩 사멸해도 한 번 퇴화된 심장 기능은 회복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연구진은 쥐 태아의 심장근육세포에서 세포의 수명을 결정짓는 CDK1, CDK4, 사이클린 B1, 사이클린 D1 등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 4개를 발견했다. 그리고 무해한 바이러스에 이 유전자들을 담아 늙은 쥐의 몸에 주입했다. 그 결과 유전자가 과발현되면서 전체 심장근육세포의 15∼20%가 다시 안정적인 체세포 분열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세포의 수명이 더 길어진 셈이다. 심근경색증을 앓는 쥐의 심장에선 심장근육세포가 재생되면서 병변 부위가 줄었고 기능도 개선됐다. 이런 효과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의 심장근육세포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다.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기존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지만 재생 능력을 되찾은 심장근육세포가 전체의 1% 미만에 그쳤고 체세포 분열이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어려운 심장근육세포의 체세포 분열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만큼 신경세포나 췌장세포, 각막세포 등 다른 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교하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체세포 분열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테나야 테라퓨틱스의 테이머 무함마드 연구원은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주입하는 유전자 수를 절반인 2개까지 줄였다. CDK1과 사이클린 B1 유전자 발현 효과는 약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까지는 인체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든 심장근육세포를 직접 심장에 이식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심혈관계 질환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찰스 머리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심장근육세포 10억 개로 세포체를 만든 뒤, 심근경색증을 앓는 원숭이의 심장에 이식해 심장 기능 회복을 확인했다고 2014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늙고 병든 심장을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까. 최근 과학자들이 심장을 뛰게 하는 심장근육세포의 수명을 연장해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았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같은 심혈관계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파크 스리바스타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를 이용해 쥐의 심장근육세포를 세포 재생이 활발한 젊은 상태로 회복시키고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지난달 22일자에 발표했다.
심장근육세포는 태어난 직후부터 재생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중년 이후에는 세포를 복제하는 체세포 분열이 멈춰 재생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고지혈증과 당뇨, 흡연 등으로 심장동맥에 충분한 혈류가 흐르지 못해 심장근육세포가 수백 개씩 사멸해도 한 번 퇴화된 심장 기능은 회복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연구진은 쥐 태아의 심장근육세포에서 세포의 수명을 결정짓는 CDK1, CDK4, 사이클린 B1, 사이클린 D1 등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 4개를 발견했다. 그리고 무해한 바이러스에 이 유전자들을 담아 늙은 쥐의 몸에 주입했다. 그 결과 유전자가 과발현되면서 전체 심장근육세포의 15∼20%가 다시 안정적인 체세포 분열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세포의 수명이 더 길어진 셈이다. 심근경색증을 앓는 쥐의 심장에선 심장근육세포가 재생되면서 병변 부위가 줄었고 기능도 개선됐다. 이런 효과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의 심장근육세포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됐다.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기존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지만 재생 능력을 되찾은 심장근육세포가 전체의 1% 미만에 그쳤고 체세포 분열이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어려운 심장근육세포의 체세포 분열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만큼 신경세포나 췌장세포, 각막세포 등 다른 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교하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체세포 분열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테나야 테라퓨틱스의 테이머 무함마드 연구원은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주입하는 유전자 수를 절반인 2개까지 줄였다. CDK1과 사이클린 B1 유전자 발현 효과는 약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까지는 인체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든 심장근육세포를 직접 심장에 이식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심혈관계 질환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찰스 머리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심장근육세포 10억 개로 세포체를 만든 뒤, 심근경색증을 앓는 원숭이의 심장에 이식해 심장 기능 회복을 확인했다고 2014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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