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삼성증권, 공매도가 문제?…더 심각한 본질의 문제 희석”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4-10 09:48 수정 2018-04-10 09:5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진=동아일보DB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사고에 대해 “직원 개인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보다 피해자 구제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사주 배당사고)하루 전날 이미 상급자들에 의해서 결재가 이루어 졌고, 시스템적으로 이것이 일종의 유령주식이 발행됐는데 그것이 내부 시스템 상 전혀 경고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벌어진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실제 배당이 이뤄지고 거래 정지까지 37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대처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일부 직원들의 매도가 이뤄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것을 매도한 직원들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회사의 시스템의 문제”라고 했다.

또한 이를 매도한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도 “우리사주 조합에서 그렇게 배당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수 없다고 하는 점에서 이것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문제”라며 “아마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주식은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서 바로 주식이 양도되거나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이틀이 걸린다. 일반인이어도 주식 투자를 해 보신 분은 알 거고, 더군다나 증권사 직원이라면 그것이 지급 급하게 매각한다고 해서 내 돈이 된다는 게 아닌 건 알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장으로서 조사 중인 상황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런 상식적인 의문도 당연히 현장 조사 과정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보게 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런 사건이 생기면 제도 개선부터 말하는데 제도 개선은 뒤에도 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구제”라며 “삼성증권의 잘못이 명확하니 피해자와 관련해서는 지루한 소송으로 가지 말고 배상 대책의 기준을 만들라고 했으며, 삼성증권도 신속히 조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제기되는 공매도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공매도라고 하는 것은 어쨌든 존재하는 주식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번 사고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거래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공매도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며 “이 사안이 공매도 문제로 자꾸 논의가 되는 것은 오히려 더 심각한 본질의 문제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원장은 “정무위 위원 때도 공매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공매도는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 정책당국이 결정할 일이지만 협조 관계에 있는 기관장으로서 전반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