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포위 외교’… 개방-개혁 카드 내놓나

조은아 기자 ,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8-04-10 03:00:00 수정 2018-04-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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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보아오포럼 개막 연설 주목
中, 유엔-포럼참가국 우군 확보… 보호무역 비판-다자주의 강조
트럼프 “中과 멍청한 무역 안해”



“미국은 중국과 토론을 이어가겠다.”(8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중국은 진지한 대화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5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정점으로 치닫던 미중 통상전쟁 와중에 미국에서 대화론이 나오고 있다. 중국도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중이 서로에게 타격이 큰 강대강 맞대결 대신 자신에게 힘을 보태줄 ‘연합군’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협공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무역전쟁의 다음 카드를 은근 슬쩍 흘리며 연합군의 결집을 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새벽부터 트위터에 “자동차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올 때는 관세가 2.5%인데 미국에서 중국으로 보내질 때는 관세가 25%다. 이게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으로 들리나? ‘멍청한 무역’으로 들린다”라고 썼다. 중국에선 위안화 가치를 점진적으로 절하하는 방안을 무역 공격 수단으로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 중국, 유엔·러시아 끌어들이기

중국은 10일 하이난(海南)에서 개막하는 보아오(博鰲)포럼을 계기로 포럼 참가국들과 유엔 등 국제기구들을 규합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는 연합군을 형성할 계획이다. 보아오포럼은 ‘중국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국제회의로, 올해 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만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한다.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시장 개방 및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해 중국의 개방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시 주석이 무역 관련 공개 발언을 하는 것이어서 시 주석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8일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시 주석은 “최근 국제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다”며 “다자주의의 핵심은 각국이 협상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고 강대국 간 협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중국은 이미 다자주의의 중요한 버팀목으로 세계 평화를 촉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5일 러시아로 날아가 양국 간 유대를 과시했다.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만나 “미국이 중국에 무역 제재라는 큰 몽둥이를 휘두른 것은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미국에 맞선 우군임을 강조했다.


○ 미 우방들, 관세 협박 받고 지원 사격

미국은 지난달 23일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관세 면제 조건 중 하나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우방들에게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택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후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중국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제3자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방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비드 립턴 부총재도 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몇몇 관행을 다룰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양국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편을 들었다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이은 2차 보복을 당할 수 있고, 중국 편에 서기엔 북한 문제 해결에 부담이 크다.

이런 와중에 한국 정부는 이번 보아오포럼에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보냈다. 역대 보아오포럼에 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전례를 보면 급이 낮아졌다. 중국 측이 농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장차관급 고위 인사 참석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중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미국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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