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국민 눈높이 안맞는 출장 죄송”, 한국당 “뇌물-직권남용 혐의로 檢 고발”

강유현 기자 , 홍정수 기자

입력 2018-04-09 03:00 수정 2018-04-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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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 사과
“해당기관에 혜택 준적 없어” 해명… 女비서 동행 논란엔 “정책 담당”
靑 “임명철회 계획 없어” 선그어


“갑질 김기식 사퇴하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왼쪽부터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신보라 원내대변인.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해외 출장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러나 “출장 후 관련 기관에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원장은 8일 금감원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김기식 금감원장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에서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으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며 “국민의 기대와 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 3월 한국거래소의 부담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으로 2박 3일간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했으며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며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장은 해외 출장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기관이 출장 동행을 요청했다”거나 “출장 목적에 맞는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며 적극 해명했다. 특히 KIEP 출장 시 여비서와 동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업무상 이유로 보좌진 1인이 동행하기로 되어 있었고 당시 동행한 비서는 행정·의전 담당 비서가 아니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총괄 담당하는 정책비서였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원장 임명 철회 계획에 대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7일 KIEP 출장에 대해 해명하면서 “KIEP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도 지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해 현장답사에 (유럽) 지역을 넣었는데, KIEP의 시도가 좌절됐다고 한다”며 “KIEP로서는 실패한 로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비를 인정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8일에는 “KIEP가 로비 차원으로 했다 할지라도 실패한 게 아니냐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한국당은 김 원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한국당은 김 원장을 뇌물죄, 직권남용, 정치자금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 검증을 담당한 청와대가 직접 (김 원장을) 고발조치하고 검찰에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독려하길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 비리로 낙마한 뒤 새로운 수장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휘말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원장이 취임사로 ‘감독당국으로서 영(令) 세우기’를 강조한 마당에 금감원 위상이 또다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강유현 yhkang@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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