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포커스]우리 기술로 만든 ‘화재대피함’, 세계가 주목하다

황효진 기자

입력 2018-04-02 03:00 수정 2018-04-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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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엔에프테크

화재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연소 확산 속도와 피해 면적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5분 안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구조대원을 기다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밀집된 주거지역, 고층건물 등 아직 화재 재난 대비가 미흡한 것이 우리나라 실정이다. 실제로 소방차의 5분 이내 도착률은 약 54%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이엔에프테크의 남중오 대표는 화재대피함 ‘Life Line’에 들어간다면 확실하게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엔에프테크는 국내 화재안전 관련 특허 핵심 기술 40여 가지, 국내 특허 10건, PCT 3건 출원을 마치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 개별 특허 등록까지 완료한 기술력을 인증 받은 기업이다.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 회사의 화재대피함은 약 200kg 미만으로 공동주택, 고층건물 외벽에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1000도 이상의 고온에도 견딜 만큼 차열성이 뛰어나다.

또한 화재 시 발생하는 유독가스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신선한 외부공기가 유입되도록 설계해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간이의자가 있어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고 내부에 비상통화장치가 설치돼 소방서, 경찰서 등에 즉시 연락이 가능하다는 것도 특장점이다. 화재대피함에 대한 관심은 미국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글로벌 현지법인 ADPI를 설립한 이엔에프테크는 미국 NFPA(소방안전협회)와 상호 협조하기로 했으며 안전 인증도 요청한 상태이다. 또한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공식적으로 연구개발(R&D)를 추진 중이며 세계적인 투자자와 투자도 협의 중에 있다.

한편 올해 3월 이엔에프테크의 화재대피함은 방산, 보안, 안전을 아우르는 중동 최대 안보 전시회 ‘ISNR 2018’에 출품돼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오만 등 각국 정부 부처와 기업들의 수출 주문이 쇄도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ISNR 2018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중동 국가 및 기업들과 계약이 진행 중이다. 특히 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사우디와 UAE의 대표적 대기업들과 MOU를 협의하는 등 판매권 계약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동 Al-Attihad, Alkhaleej 등 현지 2개 신문에 크게 소개되었으며, 공식 석상에서 사우디 장관이 직접 자기 집에 설치를 요청해 성사될 정도로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엔에프테크 측은 중동의 화재대피함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측면에서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급격히 생겨나는 고층 건물과 빈번하게 발생하는 총기 범죄 테러 등으로 중동의 각 국가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화학적 방어와 방탄 관련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제품으로 중동에는 전 제품 방탄, 산소공급장치와 간이의자가 내장된 풀 옵션으로 설치될 예정이며 향후 각 국가가 원하는 규격으로 주문 제작할 계획이다.

ISNR 2018 전시회에서 한국수출입협회 정영식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남중오 대표 (오른쪽).
남 대표는 “이번 중동수출계약 건에는 한국수출입협회(회장 정영식)의 역할이 컸다. 해외 마케팅정보 제공, 중동 정부, 최고 기업들과의 미팅 등을 열정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어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해외와 비교해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도 “현재 이엔에프테크는 화재대피함 관련 특허를 개발해 정부 요청으로 신기술인증, 신기술적용인증, 성능인증, 국방부 우수제품, 우수조달인증, 조달계약 등 5개 이상의 정부인증 유공표창을 받았지만 아직도 국토부 아파트 대피공간 대체시설 인증으로 발목이 잡혀 있어 안타깝다. 애초에 해외로 나왔으면 이런 시간과 돈 낭비 고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방법의 피난기구 기준과 건축법이 인정하는 대피시설 기준이 다르고 안전을 핑계로 각종 신기술을 규제하다 보니 관련 기술과 제품개발 동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 대표는 공무원들이 신기술에 대해 여러 이유를 대면서 지연이나 방해하는 행태는 없어져야 된다며 “현재 화재대피함은 미국 NFPA 인증 및 UL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각국에서도 인정받는 제품을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에서도 인정 고시돼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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