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새해 '녜피' 24시간 동안 도시가 멈춘다…인터넷 중단, 공항 폐쇄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입력 2018-03-16 17:53 수정 2018-03-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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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쳐

신들의 섬이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가 오는 17일(현지시각)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도시 전체가 멈출 예정이다. 공항은 폐쇄되고, 상점은 모두 문을 닫을 예정이며, 인터넷 서비스도 전면 중지된다.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는 "녜피 당일인 17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발리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사용 가능하며, 일부 호텔·병원과 같은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는 와이파이 접속을 통해 인터넷 사용을 할 수 있다.

녜피는 힌두교 사카 달력의 '설날'로 발리 최대의 명절이다. 발리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특별하다. 지구상의 이슬람 주요 49개국 중 신자 수가 최대인 인도네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힌두교를 믿는 섬이기 때문이다.

힌두교도들은 사카 달력의 새해 첫날에는 '악의 신'이 나라를 청소하기 때문에 모든 귀신들이 발리에서 떠난다고 믿는다. 따라서 녜피 당일은 발리 전체가 어둠에 잠긴다. 힌두교도인들은 집안에서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며, 업무·여행 등은 철저히 금지된다. 발리의 힌두인들이 하루 동안 업무, 여행 및 인터넷 등을 자제하는 것은 종교에 대한 존중의 표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녜피 전날까지는 각종 퍼레이드와 전통 행사들로 시끌벅적하다. 동네마다 ‘오구오구’라는 도깨비 조형을 화려하게 치장해 퍼레이드 행사를 벌이며, 발리 전통 춤과 노래 공연 등이 벌어진다.

사진=유튜브 캡쳐

녜피 당일 집 바깥을 나올 수 없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발리는 검은 제복을 입은 순찰대 '페칼랑'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해변과 길거리에 사람들이 돌아다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호텔 안에 머물도록 장려되며, 만약 이를 어기고 외부 출입시 페칼랑들에게 계도 조치가 내려진다.

그동안 시민 단체와 종교 단체들이 녜피 기간 동안 인터넷 서비스 중단 요청을 꾸준히 해왔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작년까지는 이와 같은 요청을 거부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중지가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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