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 박수근 선생이 의미 부여해준 날”

조윤경 기자

입력 2018-03-16 03:00 수정 2018-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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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박수근미술상 이재삼 화가 시상식

15일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제3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 왼쪽부터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 이재삼 화가의 둘째 아들 새론 씨, 이재삼 화가, 큰아들 이룬 씨, 부인 김현미 씨, 전창범 양구군수. 양구=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오늘은 제 칠흑 같은 시커먼 그림에 박수근 선생께서 의미를 부여해 준 날입니다. 박 선생께서 꼭 옆에 계신 것 같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15일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제3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이재삼 작가(58)는 “작가로 산다는 건 어둠 속 긴 터널을 순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다리를 탈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대작으로 용기를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세 번째 수상자를 낸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동대문미래창조재단, 서울디자인재단 공동 주최로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 행사는 양구에서 태어난 박 화백의 음력 탄생일을 맞아 마련된 야외시상식장에서 열렸다. 이 작가와 스페인 여행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는 가수 서수남 씨가 시상식에 앞서 통기타로 노래 네 곡을 연주하며 수상을 축하했다.

심사위원인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은 이 작가에 대해 “자연을 보는 감수성, 자연을 여과해 보여주는 예술적 집약성이 뛰어나다”며 “그림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손에 쥐는 목탄이란 재료로 대나무, 매화, 소나무, 폭포, 달빛 아래 산과 강 풍경을 그려 깊은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고 평했다.

강원 영월군 출신인 이 작가는 강릉대 미술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1990년대부터 목탄을 소재로 자연 풍경을 주로 그려왔다. 1983년 한국미술청년작가회의 청년미술대상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1996년 스페인 한국현대미술작가전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위스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 미술계에도 소개돼 왔다.

박 화백의 큰딸인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화구가 없어 바닥에 그림을 그려야 했던 아버지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으실 화가들이 이 상으로 아버지의 예술세계를 이어 받고 있어 가족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이 작가에게는 상금 3000만 원과 조각 상패가 수여됐다. 내년 5월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문과 박수근미술관에서 수상 기념 개인전도 열린다. 시상식에는 전창범 양구군수, 최경지 양구군의회 의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 최병수 강원일보 상무, 신윤석 동대문미래창조재단 이사, 홍경한 강원국제비엔날레 총감독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양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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