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반대 게리 콘 사임… 강경파 입김 더 세진다

조은아 기자 , 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8-03-08 03:00:00 수정 2018-05-07 00: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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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 경제수석고문 곧 임명”… 강경파 나바로 통상정책 주도할듯
한국, 友軍 잃어… 거센 통상공세 우려
EU “美에 25% 보복관세 부과 방침”… 오렌지주스-요트 등 100여개 확정


외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에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고 경제 참모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결국 사임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호무역 온건파로 꼽힌 참모가 물러나면서 한국은 우군(友軍)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6일(현지 시간) “콘 위원장이 사임하기로 했다. 몇 주 안에 자리를 떠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콘 위원장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안 돼 트위터에 “곧 새 경제수석 고문을 임명할 것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콘 위원장은 “역사적인 세제 개혁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성장 친화적 경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 기뻤다”는 짤막한 성명만 내놨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안팎에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두고 견해차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콘 위원장을 내친 것으로 보고 있다. 콘 위원장은 관세 부과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고수하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수주의적 정책을 견제해온 콘 위원장이 사임함에 따라 미국의 통상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부과 결정 과정에서 콘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통상정책을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바로 국장은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교수 시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NTC) 초대 위원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지만 ‘백악관 군기 반장’으로 불리는 존 켈리 비서실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부터 알게 모르게 견제를 받으며 입지가 좁아졌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에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하며 그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켈리 실장에게 나바로 국장의 사무실을 NEC에서 분리해 독립성을 갖게 하라고 지시했다.

백악관에서 보호무역 강경파의 입김이 세지며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강도 높은 통상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연구위원은 “NEC는 다른 참모의 강경한 무역정책을 조정하며 중심을 잡아줬는데 온건한 수장이 퇴임하면 앞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 공격이 잦아들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공격으로 이미 세계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7일 집행위원회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25% 관세를 매길 미국산 제품 100여 개 품목을 확정한다. 주요 품목은 철강, 농산물, 직물 의류, 산업 제품 등으로 모터보트, 요트 같은 사치품, 콩, 쌀, 오렌지주스, 피넛버터, 담배 등의 농산품이 포함됐다. 폴리티코 유럽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실세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도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미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 위스콘신에서 생산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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