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평창 성공’ 뛰는 전경련, 조용한 상의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1-16 03:00 수정 2018-0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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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산업1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저조해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가장 열심히 뛰고 있어 재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전경련은 2014년부터 최고경영자(CEO) 여름포럼을 평창에서 열었고 그해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직접 국가대표 선수단을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올림픽 후원기업을 모아 행사를 열고 회원기업에는 경기 입장권을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해 기업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전경련은 또 “각 기업 임직원들이 평창에 가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는 편지도 발송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어깨를 나란히 하듯 회원기업들에 올림픽 관람과 대회 기간 휴가 사용 등을 독려하고 나섰다.

반면 현 정부 들어 ‘재계 맏형’으로 급부상하며 정부 여당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평창에 대해서만큼은 잠잠한 분위기다. 이렇다 할 지원행사나 활동 없이 ‘관망 중’이다. 허 회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성공’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평창을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이런 행사에 나선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심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림픽과 관련해 계획된 일정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아이러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거치며 적폐로 찍혀 회원사 이탈 사태를 겪었다. 현재도 인력 이탈이 계속돼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과오를 씻고 재기하겠다며 혁신안을 만들었지만 현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경총 역시 김영배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한 이후 대통령에게 ‘공개 질책’까지 받으며 위축됐다. 어쩌면 현 정부에서 가장 냉대받고 있는 두 경제단체가 국책 사업에 가장 열심히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셈이다.

최근 만난 전경련 관계자는 “그런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우리가 해오던 일이고 마땅히 다른 곳은 나서지 않으니 계속 할 뿐”이라고 했다. 여운이 긴 경제단체들의 최근 모습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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