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만명 ‘하이구이’ 혁신창업 이끌어

정세진 기자

입력 2018-01-03 03:00 수정 2018-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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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새해 특집/3만 혁신기업이 3만달러 한국 이끈다]바이두 리옌훙-샤오미 린빈 등 실리콘밸리서 돌아와 성공 신화… 中정부도 정착금 지원등 적극 유치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싫다면 중국으로 오라. 환영받을 것이다.”

2016년 1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정 이후 중국 최대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사진)은 실리콘밸리 인재들에게 중국으로 오라며 이렇게 말했다. 버펄로 뉴욕주립대 석사 출신의 리 회장은 귀국한 유학생을 뜻하는 하이구이(海歸) 중 성공한 대표적인 사업가로 꼽힌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아시아계 인재들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반(反)이민 정책에 불만이 크다는 점을 파고들어 인재 유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민간 영역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해외 유학생을 중국 본토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7중국하이구이 취업창업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학생 수는 누적 기준 265만 명을 넘어섰다. 2016년 한 해에만 43만여 명이 돌아왔다.

인재 확보가 중국의 산업 발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1990년대부터 하이구이 유치 정책을 펴왔다. 중국과학원은 1994년에 매년 해외 우수 인재 100명을 유치하겠다는 백인(百人)계획을 세웠다. 2008년에는 1인당 100만 위안(약 1억7500만 원)의 정착금을 지급하고 1000명의 초특급 글로벌 인력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천인(千人)계획을 실시하고 있다. 2012년에는 만인(萬人)계획으로 규모가 확대했다.

중국의 재외 공관도 귀국을 원하는 유학생에게 창업경진대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귀환을 유도한다. 중국 내 각 지역도 자신들의 경제 발전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상하이(上海) 양푸(楊浦) 지역은 ‘3310 프로젝트’를 세우고 첨단 분야의 해외 인재와 프로젝트를 유치한다. 첨단 해외 인재가 귀국해 혁신창업에 나서도록 국가와 지방이 직접 뛰고 있다.

바이두의 창업자 리 회장 외에도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리싼치(李三琦), 샤오미의 린빈(林斌) 사장도 대표적인 하이구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중국에서 필터 교체가 필요 없는 공기청정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비욘드의 ‘A8 공기청정기’ 역시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학파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귀국해 만든 제품이다. 비욘드는 이미 100여 개의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연속 6년간 중국의 ‘국가급 하이테크 기업’ 칭호를 받고 있다.

중국 선전의 창업지원기관인 테크코드의 알렉스 시 총경리는 “해외 인재가 중국으로 몰려드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있지만 중국의 시장 규모나 창업 인프라가 미국의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선전·상하이=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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